[이슈 인터뷰]“대학병원만으론 지역 의료 못 지킨다”…김대영 나사렛종합병원장이 말한 필수의료 해법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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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6-28 16:58  |  발행일 2026-06-28
응급·입원·수술 지킬 의료진 부족…흔들리는 지역 필수의료
“대학병원은 중증치료, 중소병원은 지역 진료 맡아야”
수가 현실화·의료진 보호 없이는 필수의료 지속 어려워
김대영 나사렛종합병원장이 지역 필수의료 위기와 중소 종합병원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김대영 나사렛종합병원장이 지역 필수의료 위기와 중소 종합병원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김대영 나사렛종합병원장은 지역 필수의료 위기의 핵심을 '인력난'에서 찾았다. 응급진료와 중환자 치료, 심뇌혈관 질환, 외상, 응급수술처럼 생명과 직결되는 분야를 감당할 의료진이 빠르게 줄고 있다는 진단이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위기는 인력 부족을 넘어, 위험 부담이 큰 진료 영역 자체를 기피하는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김 병원장은 최근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필수의료는 늘 긴장 속에 놓여 있고, 법적 책임과 정신적 부담도 크다"며 "젊은 의사들 사이에서 워라밸을 중시하는 흐름이 강해지면서 위험 부담이 큰 진료를 꺼리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심장내과 전문의가 시술보다 검사 위주의 진료를 선호하거나, 소화기내과 전문의가 중증 입원환자보다 내시경 진료를 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했다. 법적 부담과 근무 강도, 낮은 보상 구조가 맞물리며 필수 진료 영역을 피하려는 분위기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김 병원장은 "결국 병실과 응급실, 중환자실을 지킬 의사가 줄어드는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역 의료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려면 대학병원과 중소 종합병원의 역할이 분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병원은 연구와 교육, 수련, 희귀·중증질환 치료에 집중하고, 입원과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지역 종합병원이 맡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병원장은 "모든 환자가 대학병원으로 몰리면 의료체계 전체가 비효율에 빠질 수밖에 없다"며 "대학병원은 고난도 치료에 집중하고, 중소 종합병원은 지역 주민의 입원·수술·응급진료를 책임하는 방향으로 의료전달체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각 의료기관이 제 역할을 할 때 지역 의료가 균형 있게 유지된다"며 "한쪽으로 환자가 지나치게 쏠리면 대학병원도, 중소병원도 제 기능을 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나사렛종합병원은 대구 달서구·월배권역에서 심장질환, 호흡기질환, 뇌혈관질환, 외상, 응급수술 등 필수의료 기능 강화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김 병원장은 "개원 당시부터 응급실과 중환자 진료, 심뇌혈관 질환, 중증 내과질환을 지역에서 책임지겠다는 목표가 분명했다"며 "주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신속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 기반을 갖추는 것이 병원의 책무"라고 했다.


그는 과거 중소병원을 운영하며 제한된 여건 속에서도 응급실과 중증 내과 진료를 이어온 경험이 현재 병원 운영 철학의 바탕이 됐다고 털어 놓았다. 인력과 시설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심장질환, 천식, 중증 호흡기질환 환자를 진료했고, 응급환자와 중환자를 외면하기 어려운 현실을 직접 겪었다. 김 병원장은 "여건이 넉넉하지 않아도 환자를 살리기 위해 해야 할 진료가 있다"며 "내과는 기본적으로 생명을 다루는 분야라는 생각으로 필수의료 기능을 지켜왔다"고 했다.


응급실 운영의 어려움도 컸다. 김 병원장은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구하기가 매우 어렵고, 지방은 시간이 갈수록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다"며 "응급진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리스크 역시 의료진에게 큰 압박으로 작용한다"고 했다.


그는 응급의료의 공백이 단순히 응급실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고 봤다. 야간이나 주말에 상태가 악화된 환자를 상급병원으로 보내야 할 때, 해당 진료과에서 환자를 받을 의료진이 없으면 전원 자체가 막힌다는 것. 김 병원장은 "환자 상태는 나빠지는데 보낼 병원이 없으면 현장 의료진은 법적·윤리적 부담을 모두 떠안게 된다"며 "필수의료를 지속하려면 의료진을 보호할 제도적 안전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대영 나사렛종합병원장이 지역 필수의료 위기와 중소 종합병원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김대영 나사렛종합병원장이 지역 필수의료 위기와 중소 종합병원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인력난은 병원 운영 전반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의사가 부족하면 인건비가 상승하고, 병원은 더 큰 경영 압박을 감내해야 한다. 간호사 역시 중증·고령 환자가 많은 병동에서는 업무 강도가 높아 안정적인 확보가 쉽지 않다. 김 병원장은 "예전에는 한 명이 맡던 일을 이제는 두 명이 나눠야 하는 구조가 됐다"며 "의료현장의 노동 강도와 사회적 요구가 함께 높아진 만큼 지원책도 현실에 맞게 조정돼야 한다"고 했다.


수가 체계 개선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김 병원장은 "필수의료 수가가 일부 개선됐지만 현장에서 체감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물가와 인건비는 계속 오르는데 의료 수가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수가 현실화를 병원 경영 차원의 요구가 아니라 지역 의료 지속 가능성의 문제로 봤다. 김 병원장은 "병원이 적정한 보상을 받지 못하면 의료진을 확보하기 어렵고, 결국 응급실과 입원·수술 기능을 유지하기 힘들어진다"며 "수가 현실화는 병원을 위한 요구가 아니라, 지역 주민이 가까운 곳에서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기본 조건"이라고 했다.


대학병원과 중소병원 간 의뢰·회송 체계에 대해서는 "과거보다 개선됐지만 야간과 주말에는 여전히 공백이 크다"고 진단했다. 낮에는 진료협력센터를 통해 비교적 원활하게 소통되지만, 밤이나 주말에 중증 환자를 상급병원으로 보내야 할 때 병상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 병원장은 "응급환자 이송과 전원 체계는 평일 낮에만 작동해서는 안 된다"며 "밤과 주말에도 흔들림 없이 이어지는 협력망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병원장은 지역 종합병원의 입원·수술 기능이 지역 의료의 핵심 축이라고 했다. 그는 "대학병원이 모든 입원과 수술을 담당할 수는 없다"며 "지역 종합병원이 입원·수술 기능을 유지해야 주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고, 대학병원도 중증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다"고 했다.


지역 주민의 신뢰를 얻기 위한 기준으로는 '의료 수준'과 '지속적인 투자'를 들었다. 김 병원장은 "이제는 대충 진료해서는 주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며 "높은 수준의 진료를 제공하고, 병원이 계속 발전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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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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