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대구 로봇은 뛴다’…“전국 최대 인프라 활용 로봇 소부장 글로벌 거점으로”

  •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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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6-30 22:00  |  발행일 2026-06-30
메가 프로젝트 배제돼 로봇산업 주도권 뺏길 위기지만
대구만의 강점 부각시켜 기회로 만들어야
“결국은 로봇 두뇌인 소프트웨어 역량 더 중요”
대구시도 메가프로젝트 대책회의 열고
차부품사 로봇 전환 지원 확대 등 전략 수정 없이 정공법으로
AI로봇 수도 청사진 연말 공개
지난 29일 대구 달성군 HD현대로보틱스 본사 생산공장에서 직원이 산업용 로봇을 제작하고 있다. <영남일보DB>

지난 29일 대구 달성군 HD현대로보틱스 본사 생산공장에서 직원이 산업용 로봇을 제작하고 있다. <영남일보DB>

대구가 국내 최대 인프라를 활용해 로봇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의 글로벌 공급기지로 거듭나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수천조원 규모의 3대 메가프로젝트에서 사실상 배제되며 로봇산업 주도권을 전북(새만금)에 빼앗길 위기에 처했지만, 대구만의 강점을 내세워 경쟁력을 다져야 한다는 논리다. 대구시도 대규모 투자에 매달리기보다 자동차부품사의 로봇 전환 지원 확대 등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호남권 800조원 규모 반도체 투자' 등을 골자로 한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총투자액이 4천700조원을 넘는 메가프로젝트지만, 정작 대구에는 기존 사업의 재탕만 있을 뿐 별도 투자계획이 빠져 '대구 패싱'이 확인됐다. 특히 로봇 양대 축으로 소개된 전북에 대규모 로봇 인프라 투자가 결정돼 비수도권 핵심 로봇거점 지위를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나온다.


업계에선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능성 없는 대규모 투자에만 기댈 게 아니라 비수도권 최대 규모 제조업을 기반으로 로봇 소부장의 글로벌 공급기지로 밸류업하자는 주장이다. 송규호 대구기계부품연구원장은 "1970~1980년대 섬유산업 시절부터 구축된 제조업 서플라이 체인은 대구의 최대 강점이다. 이를 원활하게 돌릴 수 있도록 속도만 가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며 "이 기회에 한눈 팔지 말고 소부장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의 강점을 부각시켜야지, 이제 와서 약점을 보완하는 전략은 맞지 않다"고 조언했다.


정공법대로 가되, 디테일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박경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수(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는 "현재 로봇산업계가 하드웨어 연구개발에만 집중하고 있지만, 결국 AI로봇의 두뇌인 소프트웨어 역량이 더 중요해지는 시기가 올 것"이라며 "디파인드 로봇 등 소프트웨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세부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구시도 대기업 유치 등에 매달리기보다는 전국 최대 차부품사 집적지라는 강점을 살리는 '정공법'을 택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AI로봇 수도' 위상을 지킨다는 전략이다. 30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산격청사에서 미래혁신성장실 주관 메가프로젝트 대책회의가 열렸다. 전날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 내용 중 지역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파악 발굴하는 차원에서다. AI 반도체용 첨단 파운드리부터 한국형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피지컬AI 전문인력 1만명 육성 등의 과제가 집중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대구시는 기존의 로봇산업 전략 수정 없이 강점 확대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전북에 로봇 인프라가 갖춰지려면 최소 수년의 시간이 걸리는 데다, 지역 AI로봇 인프라 수준은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현재 대구에는 국내 로봇 관련 최상위 기관인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입지해 있다. 진흥원을 중심으로 한 로봇 밸류체인도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민선 9기 대구시장직 인수위원회는 AI로봇 부흥을 위한 핵심전략으로 'AX(인공지능 전환) 혁신 생태계' 조성 등의 과제를 추경호 당선인에게 제안한 상태다. 기존 추 당선인의 공약인 'AI로봇 수도'도 계획대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로봇테스트필드와 휴머노이드 국가첨단특화단지 R&D 구축 등을 골자로 한 AI로봇 수도 청사진은 기획조정실의 예산·절차 등 검토를 거쳐 올 연말쯤 공개된다.


최미경 대구시 미래혁신정책관은 "대규모 투자 계획은 없었지만, 차부품사의 로봇 전환 지원 확대와 국가로봇테스트필드 구축 등을 적극 지원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지역 제조업의 고부가가치 로봇 업종 전환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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