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 제14기 독자위원회 2차 회의가 지난 1일 영남일보 6층 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영남일보 14기 독자위원회 올해 두 번째 회의가 지난 1일 영남일보 6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위원장 이재훈 에코프로 파트너스 대표를 비롯해 김요한 지역과인재 대표, 김진원 변호사, 이동건 동남KTC 대표, 이원호 상화기념관·이장가문화관 관장, 최덕윤 대구시의사회 총무의사, 윤병환 북대구농협 조합장 등 7명이 참석했다. 위원들은 산업 경쟁력 강화, 청년 유출 문제, 의료 정책 등 다양한 지역 현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며 영남일보가 의제를 선도하는 역할을 해줄 것을 주문했다.
△이동건= 1면에 지역의 위기에 관한 기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런 보도도 중요하지만 골목골목 숨은 소식을 다루는 것도 중요하다. 영남일보 시민기자단이 다양한 소식을 전하고 있는데, 이들의 역할과 활동 범위를 확대해 수준 높은 취재가 이뤄지도록 지원했으면 한다. 최근 유기·구조 동물에 관한 칼럼을 읽다 현재 대구에서는 이런 동물들을 어떻게 진료하고 관리하는지, 재입양 등의 절차는 어떤 경로로 이뤄지는지 궁금증이 들었다. 타 지역에서는 지자체에서 공립 동물병원을 건립해 저소득층의 반려동물 치료를 돕는 등 유기를 방지한다고 들었다. 대구시에서는 이런 문제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어떤 정책을 추진하는지 취재해봐도 좋을 듯하다.
△김요한= 최근 메가 프로젝트 발표와 관련해 지역사회가 냉소와 좌절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면 지역의 활력이 떨어지고 대구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인식까지 확산할 수 있다.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31년이 된 지금, 오히려 지난 30년을 냉정하게 돌아보고 앞으로의 30년을 위한 전략을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급하다고 눈앞의 사업만 좇다 보면 '잃어버린 4년'이 반복될 수 있다. 요즘 창업 분야에서 많이 쓰는 '피벗(pivot)'이라는 말처럼 상황에 맞게 전략을 과감하게 전환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는 대기업 유치에만 집중했지만, 이제는 작은 가게와 스타트업, 중소기업을 먼저 키우고 대기업이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민과 관, 언론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시민들이 '집단 효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 1일 열린 영남일보 독자위원회 회의에서 위원들은 산업 경쟁력 강화, 청년 유출 문제, 의료 정책 등 다양한 지역 현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최덕윤= 대구의 의료 얘기를 할 때 지면에 '메디시티'라는 표현이 계속 사용되는데, 프로젝트 공식 명칭이 'AI바이오 메디시티'로 변경됐다. 바뀐 이름으로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또 '진정한 체류형 의료관광 도시, 대구' 칼럼을 읽고 취지에는 공감했다. 대구의 의료 인프라와 경북의 웰니스 자원을 연계해 대구·경북 의료관광 벨트를 조성해야 한다는 방향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대구시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라는 이유로 경북업체 참여가 제한되는 등 행정적인 제약이 적지 않다. 대구와 경북이 제대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더 적극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런 현실적인 문제를 심층적으로 짚는 보도가 있었으면 한다.
△이원호= 균형 있는 언론답게 지방선거에서 기존의 지지를 지키는 입장만큼이나 변화를 원하는 시민의 열망도 잘 담아냈다. 46%가 변화를 원했던 만큼 정책 정리와 바닥 민심에 대한 취재는 지역민들의 의사결정에 긴요했던 정보였다고 생각한다. 다만 선거가 끝난 후 새로 뽑힌 시장이 야당이라는 이유로 정부의 홀대를 받을 것이라며 비아냥대는 주장이 있는데, 이런 주장에 본지가 조금이라도 휩쓸리지 않을까 우려된다. 정치는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의 권위로 가치를 분배할 수밖에 없지만, 선거 결과에 따라 지역이 차별받는다면 적극적으로 정부를 비판하고 정책의 방향을 돌리는데 앞장서야 하는 것이 지역 언론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김진원= 농촌 파출소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다룬 기사를 관심 있게 봤다. 경찰청의 시설 감축 기조에 따라 파출소가 도심에 편중되고 지구대와 파출소가 계속 통합되고 있다. 인력 운영이나 효율성 측면에서는 장점이 있겠지만 농촌에서는 생계형·생활형 범죄에 대한 대응 역량이 예전보다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농촌에는 CCTV 사각지대가 아직도 상당히 많다. 그런 부분을 짚어줘 의미 있었다. 다만 현황 진단만 있고 대안 제시가 없었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심도 있게 파고드는 후속 보도가 이어지길 바란다.
지난 1일 영남일보 6층 회의실에서 영남일보 독자위원들이 영남일보 보도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이재훈= 이재명 정부의 메가 프로젝트 발표 이후 반도체에 이어 로봇·배터리마저 뺏기는 것 아니냐는 기사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대구는 많은 산업정책을 추진해왔지만 벤처캐피탈리스트로서 판단했을 때 투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사업은 없었다. 대구다운 걸 해야 하는데 서울을 따라가려고만 한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교토가 도쿄를 무작정 따라가지 않고 '교토다움'을 지키며 독보적인 가치를 만들어내듯 대구 역시 '피지컬AI' 등과 같은 대구의 산업경쟁력을 망각하지 말고 대구만의 고유한 강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영남일보도 이에 문제를 제기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보도를 이어갔으면 한다.
△윤병환= 선거는 유권자들이 각자의 다양한 판단과 기준에 따라 선택한 결과다. 특정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를 '과거를 보고 투표한 사람', 다른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를 '미래를 보고 투표한 사람'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유권자의 선택에는 수많은 이유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단순화해서는 안된다. 정치적 성향과 관련된 사안일수록 다양한 관점을 균형 있게 담아주길 바란다.
조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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