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NC 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김백산이 경기 직후 취재진과 인터뷰 하고 있다.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정말 꿈만 같습니다."
지난해 육성선수로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은 '늦깎이 신예' 우완 투수 김백산이 자신의 1군 데뷔전에서 감격스런 선발승을 거뒀다.
김백산은 지난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삼성 6-1 승)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동안 75구를 던지며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KBO리그 역대 37번째 데뷔전 선발승이자, 역대 두 번째 '육성선수 출신 데뷔전 선발승'이다.
그동안 김백산에게 1군 무대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고교와 대학 졸업 때 치른 두 번의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김백산은 "너무 힘들어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야구에 대한 미련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딱 2년만 더 해보자'는 마음으로 대학에 진학했고, 결국 이 자리까지 왔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NC 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김백산이 투구하고 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우여곡절 끝에 프로 유니폼을 입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올 시즌 초반에는 구속 저하를 겪으며 3군까지 내려갔다. 이를 악문 김백산은 과감한 체질 개선에 나섰다. 체중 감량으로 몸을 다시 만들었고, 구속 상승과 밸런스 안정에 모든 것을 걸었다. 이후 퓨처스 리그에서 차근차근 빌드업을 거친 김백산은 스위퍼와 슬라이더를 변화구의 주무기로 장착하면서 터닝 포인트를 찾았다.
자신의 생애 첫 1군 선발 등판 소식을 들은 것은 경기 이틀 전 저녁. 김백산은 "무조건 이 기회를 잡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긴장감은 상상을 초월했다. 선발 당일 창원NC파크 내부 구조가 낯설어 경기장 출입구를 찾는 데도 애를 먹었다. 마운드에 오르기 직전에는 헛구역질까지 나왔다.
지난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NC 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김백산이 투구하고 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터질 것 같은 김백산의 심장을 안정시킨 건 코칭스태프의 조언이었다. 경기 전 박진만 감독은 "5이닝 이상 던진다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타자 한 명 한 명을 상대한다는 마음으로 승부하라"고 격려했다.
김백산은 "첫 공을 던지는 순간, 속으로 '미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짜릿한 희열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그의 최고 구속은 149㎞. 경기 전 연습 투구 때 가볍게 던진 공이 전광판에 148㎞로 찍히는 것을 보고 좋은 컨디션을 직감했다고 했다.
지난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NC 경기에서 선발승을 거둔 김백산이 경기 직후 동료들로부터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6회말 아웃카운트 하나만 더 잡았다면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할 수 있었지만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김백산은 "TV에서만 보던 쟁쟁한 타자들을 상대하니 쉽게 승부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모서리 쪽으로 너무 깊게 승부하려다 보니 볼넷이 연이어 나왔다. 아쉬웠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같은 육성선수인 내야수 김상준의 존재도 그에게 큰 힘이 됐다. 김백산은 "(김)상준이 형이 "육성선수도 뭔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 힘내 보자"라고 했던 것이 저에게 너무 와닿았던 것 같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끝으로 김백산은 올 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에 "후반기때 1군 선발 로테이션을 도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2003년생인 김백산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 20경기에 출장해 3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2.78을 기록한바 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많이 긴장됐을텐데 젊은 투수 답게 두려움 없이 자신의 공을 던져줬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 앞으로도 필요한 상황이 오면 김백산을 선발로 준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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