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고령 쌍림농협이 마늘·양파 가공사업을 통해 농업인 소득증대를 위해 건립된 쌍림농협농산물가공센터 전경 <석현철 기자>
고령 쌍림농협이 지난해 건립한 마늘·양파 농산물가공센터가 영업이익을 외부업체에 과도하게 배분하는 계약을 체결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쌍림농협은 지난해 10월 군비 11억 5천만 원 등 총사업비 43억6천만원을 들여 마늘·양파 농산물가공센터를 준공했다.
가공센터는 세척·절단·가공·포장시설과 냉장·냉동 저장시설 등을 갖춘 농산물 전처리·가공시설로,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자체 가공해 농가소득을 높이고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건립됐다. 준공 당시 쌍림농협은 "지역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여 농업인 소득 증대에 기여하겠다"고 밝혔으며, 농협중앙회 역시 자체 가공을 통한 경쟁력 강화와 농가소득 향상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쌍림농협 농산물판매계약서는 이 같은 사업 취지와는 다른 수익 배분 구조를 담고 있다. 계약서에는 쌍림농협, 농업회사법인 풍국, 산들농산 등 3자가 계약 당사자로 참여했다. 계약 문구대로 해석할 경우 영업이익의 최대 75%가 외부업체 몫으로 배분되는 구조로 볼 여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2조 제1항은 풍국과 산들농산에 각각 순수익의 25%를 판매수수료로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어 제2항은 "순수익의 25%는 농업회사법인 풍국에 대한 쌍림농협의 매출채권을 상계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계약 문언만 놓고 보면 풍국이 지급받는 25%와는 별도로 순수익의 25%를 다시 풍국의 매출채권 상계에 사용하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 결과적으로 풍국이 최대 50%, 산들농산이 25%를 가져가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전국의 우수 농협 농산물가공센터(APC) 운영 사례를 살펴보면, 이번 쌍림농협의 수수료율(최대 75%)은 상식을 벗어난 수치다. 통상적으로 타 지역 농협이 외부 전문업체와 가공·판매 위탁 계약을 맺을 때 지급하는 수수료는 매출 혹은 순수익의 10~15% 선에서 엄격하게 통제된다.
반면, 쌍림농협은 역할조차 불분명한 제3의 업체까지 끌어들여 수익의 절반 이상을 넘기는 구조를 승인했다. 이는 농협중앙회의 '경제사업 위탁운영 지침'에 명시된 타당성 검토 및 이사회 의결 과정을 제대로 거쳤는지 강한 의구심을 낳는 대목이다. 특히 산들농산은 딸기 가공업체로 마늘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더욱이 계약서 어디에도 마늘·양파 가공사업에서 수행해야 할 업무나 책임 범위가 명시돼 있지 않아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 박상홍 쌍림농협 조합장은 계약 체결 경위에 대해 "왜 산들농산이 계약에 들어갔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며 명확히 해명하지 못했다. 농협중앙회의 규정에 따르면, 지역농협이 외부 업체와 위탁운영이나 공동사업 계약을 체결할 때는 조합에 현저히 불리한 조항이 없는지 철저한 사전 타당성 검토와 이사회 승인을 거쳐야 한다.
무엇보다 수익의 25%를 챙기는 '산들농산'이 딸기 가공업체임에도 마늘·양파 가공사업 계약 당사자로 포함된 점은 명의대여나 이면 계약 등 유착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 같은 사례는 이례적인 개념을 넘어 비정상적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중앙회 차원의 강도 높은 특별감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쌍림농협 조합원 A씨는 "농업인 소득 증대를 위해 건립된 농산물가공센터가 책임은 농협이 떠안고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외부업체가 가져가는 계약서를 작성한 경위에 대해 조합원들에게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석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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