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경마공원(렛츠런파크 영천)이 정식 개장을 불과 두 달 앞두고 파행 우려가 제기됐다. 오는 9월13일 첫 레이스를 앞두고 이달 중 두 차례 모의경주까지 예고된 상황에서 경주마 공급조차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 원인은 한국마사회가 추진하는 권역형 순회경마(일일 수송 경마) 방식이다. 경주마는 부산·경남에 상주 체류하되, 경마가 있을 때 경주마와 인력이 부산·경남과 영천을 순회하는 시스템이다. 이 방식은 초기 건립 경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기존 부산·경남의 마필 자원을 활용해 영남권 경마를 조기에 활성화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선진국형 모델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한국마사회는 개장 일정을 확정해두고도 핵심 파트너인 부경마주협회와의 세부 협의를 방치했다. 경주마는 극도로 예민한 동물이다. 장거리 이동에 따른 경주마의 스트레스와 컨디션 난조, 부상 위험은 단순히 마주 개인의 상금 문제를 넘어, 경마의 근간인 공정성을 위협하는 민감한 사안이다. 그럼에도 마사회가 이해 당사자들의 불안을 해소할 대책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해 협상 전면 중단이라는 국면에까지 이르렀다.
9월 개장에 차질이 없도록 하려면, 마사회는 마주협회의 반발 사유를 냉철하게 진단해야 한다. 순회경마제는 국내 첫 도입인 만큼 향후 지속 가능하도록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기상 악화 시 수송 대책, 이동 중 마필 부상 시 긴급 구호 체계 등 발생 가능한 모든 변수를 통제할 수 있는 정교한 운영 매뉴얼이 없으면 순회경마는 매 경기마다 시한폭탄을 안고 달리는 것과 다름없다. 순회경마제 안착이 안 되면 상주형으로의 전환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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