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0일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소위를 단독으로 열어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심사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아예 폐지하고, 대신 검사 보완수사 요구권만 인정하는 것이 골자다. 민주당은 8월 17일 전당대회 이전까지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위험천만한 독주다. 경찰의 조직적인 증거인멸 정황이 드러난 '장윤기 사건'을 통해 검찰의 보완수사권 존치 여론이 커졌음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장윤기 사건은 검찰의 치밀한 2차 사건 규명으로 전모가 드러났다. 경찰의 초동 수사나 1차 판단에만 의존했다면 사건의 실체는 영원히 묻혔을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보완수사 요구권으로도 범죄 규명이 충분하다고 강변하지만, 역부족이라는 게 법률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검사가 직접 피의자를 불러 조사하고 증거를 수집하는 보완수사권과 달리, 경찰에 서류를 반송하며 "다시 해오라"고 시키는 게 보완수사 요구권이다. '요구권'만 남길 경우 검경 간의 책임 전가로 인한 수사 지연과 부실 수사로 사건을 은밀히 덮어버리는 '암장'의 길만 넓혀줄 뿐이다. 형사사법 시스템의 존재 이유는 거대 권력의 횡포를 막고, 단 한 사람의 억울한 국민도 만들지 않는 것이다. 부실 수사의 구멍을 걸러낼 2차 안전망을 철거하겠다는 여당의 폭주는 결국 사법 구제를 받지 못해 피눈물을 흘릴 서민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고 했다. 2021년 단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이 입증한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검경 수사권 조정 직전 55.6일이던 고소·고발 사건의 평균 처리 기간은 조정 이후 70일을 돌파했다. 6개월이상 장기 미제 사건은 2배 이상 폭증해 10만 건 안팎에 달한다. 범죄자들은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가고, 일반 서민들만 극심한 수사 지연과 부실 수사의 피해를 입고 있는 게 차가운 현실이다. "경찰 수사에 문제가 있을 경우 검사가 언론에 알려야 한다"거나 "피해자가 수사 절차에 개입해 권익을 보장받으면 된다"는 여당 측 인사들의 해법(?)은 현실을 외면한 황당한 궤변에 불과하다.
민주당이 검찰의 손발을 자르는 데만 몰두한 결과,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은 이제 통제받지 않는 거대 경찰 권력의 탄생을 마주하게 됐다. 경찰은 무려 14만 명의 조직원과 정보망, 물리적 강제력까지 갖춘 공룡이다. 사법 통제를 받지 않는 공룡 경찰의 판단이 곧 법이 되는 기형적 사회는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다. 민주당은 국민의 권익을 볼모로 잡은 입법 폭주를 당장 멈춰야 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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