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만나는 샤갈의 사랑과 환상…대구예술발전소 ‘마르크 샤갈: 꿈과 환상을 색채로 그리다’

  •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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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7-12 14:05  |  발행일 2026-07-12
대구 첫 샤갈 전시에 시민 발길 이어져
‘서커스’ ‘파리’ ‘사랑’ 등 주제별 구성
관람객 “서울 가지 않고 볼 수 있어 만족”
지난 9일 오후 3시 대구예술발전소에서 열린 마르크 샤갈: 꿈과 환상을 색채로 그리다전에서 시민들이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지난 9일 오후 3시 대구예술발전소에서 열린 '마르크 샤갈: 꿈과 환상을 색채로 그리다'전에서 시민들이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지난 9일 오후 3시 대구 중구 대구예술발전소. 20세기 미술의 거장 마르크 샤갈의 특별전을 보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평일 오후였지만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전시장을 찾거나 혼자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도 적지 않았다. 관람객들은 작품 앞에 한동안 머물며 샤갈 특유의 색채와 표현을 찬찬히 살펴보거나 함께 온 지인과 감상을 나눴다.


박수하씨(여·19·대구 북구)는 "혼자 온 첫 전시"라며 "오디오 도슨트를 들으며 관람하니,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사진으로는 제대로 느끼기 어려웠던 물감의 질감과 색채를 생생하게 볼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대구예술발전소 2층 제2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마르크 샤갈: 꿈과 환상을 색채로 그리다'전은 대구예술발전소와 문화콘텐츠 전문기업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가 공동으로 마련한 특별전으로, 대구에서 열리는 첫 샤갈 전시다.


이번 전시는 독일 쾰른의 갤러리 부아시에르와 한 수집가 부부가 27년에 걸쳐 수집한 샤갈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최근 다른 미술 전시에서 복제품 논란이 불거진 만큼 주최 측은 작품의 저작권과 관련 자료를 확인하는 절차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


이성민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예술진흥팀장은 "타 전시에서 복제품 논란이 있었던 만큼 기획사와 함께 해당 뮤지엄에 저작권료 지급 여부와 저작권 검증이 가능한 작품인지 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전시는 총 6개의 섹션으로 구성됐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샤갈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소개하는 연보와 해설문이 관람객을 맞는다. 이후 샤갈의 삶과 예술적 여정을 따라 작품을 감상하도록 동선이 이어진다.


주요 섹션을 살펴보면, 첫 번째 '환상의 세계에서' 섹션에서는 샤갈이 어린 시절 고향 비텝스크에서 접한 서커스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화려한 색채와 중력을 거스르는 듯한 인물들을 그려낸 '곡예 자전거를 타는 사람' '붉은 곡예사' 등을 만날 수 있다.


지난 9일 오후 3시 대구예술발전소에서 열린 마르크 샤갈: 꿈과 환상을 색채로 그리다전에서 시민들이 샤갈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영상으로 감상하고 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지난 9일 오후 3시 대구예술발전소에서 열린 '마르크 샤갈: 꿈과 환상을 색채로 그리다'전에서 시민들이 샤갈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영상으로 감상하고 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파리, 파리, 파리' 섹션은 1911년 파리로 이주한 이후의 작품을 소개한다. 입체파·야수파·오르피즘 등 당대 미술의 영향을 받아들이면서도 자신만의 독창적인 화풍을 정립해 나간 시기다. 파리 바스티유 광장을 그린 유화와 같은 주제를 채색 석판화로 제작한 작품을 함께 전시해 재료와 표현 방식의 차이를 비교해 볼 수 있다.


'사랑을 노래하다' 섹션은 샤갈 예술의 중요한 원천인 '사랑'을 주제로 한다. 이 공간의 도입부는 다른 섹션과 달리 주변 조명을 낮추고 작품에만 핀 조명을 비춰 관람객이 그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


'신에게 다가가다-바이블' 섹션은 유대인으로서 샤갈의 정체성과 신앙이 담긴 '성서' 연작을 소개한다. 샤갈이 직접 석판에 그림을 새기고 색을 입혀 제작한 오리지널 석판화에서 깊고 풍부한 색채를 확인할 수 있다.


별도로 마련된 영상 공간에서는 스테인드글라스의 거장으로도 불린 샤갈의 작품을 담은 장유록 감독의 영상이 상영된다. 빛에 따라 색이 번지고 겹쳐지는 스테인드글라스의 모습이 벽면을 채웠고, 관람객들은 한동안 걸음을 멈춘 채 영상을 감상하기도 했다.


박효진 도슨트는 "이번 전시는 딱딱한 미술사를 전달하기보다 작품을 따라가며 샤갈이 얼마나 매력적인 인물이었는지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350여 점의 판화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전시장을 찾은 이선아씨(여·40·대구 달서구)는 "생각보다 작품 수가 많아서 좋았고, 특히 서울을 가지 않고 대구에서 샤갈의 작품을 볼 수 있었던 점도 만족스러웠다"며 "주제별로 구성해 이해하기에 좋았고, 스테인드글라스 영상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판화 위주의 작품 구성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관람객도 있었다. 남희선씨(여·40·대구 달서구)는 "서울 전시에서는 미공개 유화 작품 6점이 공개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구 전시에서는 유화 작품을 한 점밖에 볼 수 없어서 많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람객 김구태씨(68)는 "파리에 관한 작품이 인상에 남았고, 같은 주제의 작품을 유화와 판화로 비교해 볼 수 있는 게 좋았다"면서도 "판화와 삽화 중심이어서 유화를 기대하고 온 관람객은 다소 아쉬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예술발전소 측은 "350여 점의 판화 작품을 중심으로 그래픽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를 집중적으로 드러내는 전시"라며 "샤갈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몰두했던 그래픽 아트 작업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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