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2주 만에 인사 갈등…경주시·시의회 ‘불편한 시작’

  • 장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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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7-16 15:20  |  수정 2026-07-16 18:01  |  발행일 2026-07-16
시의회, 사무국장 등 내부 승진…“인사권 독립에 중점”
경주시 “집행부와 승진 격차”…파견·인사교류 재검토
자체 인력 확충과 조직 유연성 사이 해법 마련 과제
경주시의회·경주시청 전경.

경주시의회·경주시청 전경.

민선 9기 경주시정과 제10대 경주시의회가 새 임기를 시작한 지 2주 만에 의회사무국 승진인사를 놓고 공개 충돌했다.


경주시가 의회 사무국장 등 간부 인사를 앞두고 시의회에 인사교류를 요청했지만, 의회가 내부 승진을 선택하자 시는 협의 없는 '불균형 인사'라며 직원 파견과 인사교류 전반의 재검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경주시의회는 지난 15일 의회사무국 인사를 통해 행정복지전문위원을 4급 사무국장으로, 의정팀장을 5급으로 각각 승진시켰다.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주시는 간부급 인사를 앞두고 사무국장과 전문위원급 자리를 집행부 공무원과 교류하는 방안을 의회에 요청했다. 임활 경주시의회 의장은 이를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내부 승진을 결정했다.


임 의장은 "의회 스스로 인사 체계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점을 가장 중요하게 봤다"며 "사무국장을 내부에서 배출한 것은 그동안의 인사 관행에서 벗어난 결정"이라고 말했다.


경주시의회 사무국 전문위원실의 박기욱 주무관은 "독립된 인사권에 따라 의회가 자체적으로 인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며 "현재 집행부의 파견을 받고 있지만 신규 채용과 충원을 이어가며 최종적으로는 의회 인력으로 조직을 채워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경주시는 의회 직원들의 승진 속도가 집행부와 비교해 지나치게 빠르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의회사무국 4급 승진자는 전체 근무경력 29년 10개월, 현 직급 재직기간 3년 7개월이다. 5급 승진자는 전체 경력 19년 5개월, 현 직급 5년 7개월이다.


경주시 총무새마을과 김준용 인사팀장은 "집행부에는 전체 근무경력 35년 이상, 현 직급 4년 이상이면서도 4급으로 승진하지 못한 직원이 다수 있다"며 "5급 승진을 기다리는 6급 직원 가운데도 전체 경력 30년 이상, 현 직급 재직기간이 10년 안팎인 사례가 많다"고 했다.


면소재지 행정복지센터의 A공무원은 "의회사무국이 본청보다 통상 2~3년 정도 승진이 빠르다는 인식이 공직사회에 있다"며 "비슷한 시기에 공직에 들어온 직원 사이에서도 승진 시점이 벌어지다 보니 상대적 박탈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집행부가 우려하는 또 다른 문제는 40명 안팎인 의회사무국의 조직 규모다.


익명을 요구한 간부 공무원 B씨는 "의회의 인사권은 제도적으로 독립됐지만 경주시 공무원의 정원과 현원은 서로 맞물려 운영되고 있다"며 "한정된 조직 안에서만 인사하면 결원이 발생한 시점에 따라 일부 직원이 빠르게 승진하거나 승진 후 같은 자리를 장기간 맡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파견 공무원의 인사상 불이익 우려도 풀어야 할 문제다. 경주시는 지난 13일자 인사에서 4명을 추가로 보내 현재 7명의 직원을 의회사무국에 파견하고 있다.


의회 파견 경험이 있는 6급 공무원 C씨는 "집행부에서 파견된 직원은 의회 자체 승진 대상에서 사실상 벗어나 있어 복귀할 때까지 인사상 불리하다고 느낄 수 있다"며 "내부 직원은 승진하고 필요한 인력은 집행부에서 계속 받는 방식이라면 파견을 기피하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본청에서 근무중인 7급 공무원 D씨는 의회가 자체 인력만으로 조직을 채우는 방안도 장기적으로는 인사 적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방의회가 독립된 인사 체계를 갖추는 방향은 맞지만, 부족한 인원을 모두 신규 채용하면 당장은 승진자가 혜택을 볼 수 있어도 나중에는 후배 직원들이 좁은 조직 안에서 승진 기회를 얻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주시가 파견과 인사교류를 유지한 것은 의회사무국의 인사 순환을 돕기 위한 측면도 있었다"며 "양측의 협의 없이 한쪽 방향으로 인사가 굳어지면 지금까지 이어온 협력 체계도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


경주시 행정안전국은 앞으로 의회사무국의 승진과 후속 결원 충원이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면 파견과 인사교류 전반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임 의장은 이번 인사로 집행부와 갈등이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임활 의장은 "앞으로 집행부와 협조할 사안은 협조하고 의회가 양해를 구해야 할 부분은 양해를 구하면서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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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재

동부지역본부 소속입니다. 경주의 현장을 기록하고 지역의 변화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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