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바이외 태피스트리'란 무슨 말일까? '바이외'는 프랑스 노르망디의 한 소도시이고 '태피스트리'는 벽에 거는 그림이 있는 직물이다. 이 바이외의 벽걸이는 바이외 대성당이 900년 이상 간직해 온 것으로 프랑스나 영국의 더없이 귀중한 보물이다. 이것이 최근 뉴스에 등장한 것은 이것을 런던의 영국박물관에서 전시하기로 기획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제작되었지만 곧 프랑스에 옮겨진 후 한 번도 영국에 온 적이 없었다. 영국이 여러 번 '귀국 전시'를 요청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지난 10일 철저한 보안 속에 영국박물관으로 옮겨졌고 네 달치 입장권은 하루 만에 동이 났다.
영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이라면 1066년에 일어난 노르만인의 영국 정복일 것이다. 영국의 에드워드 참회왕이 죽자 그 처남이 왕위를 이어받았는데 노르망디의 윌리엄 공(1028-1087)이 듣고는 발끈하였다. 그가 군사를 일으킨 것은 선왕의 외종질이기 때문이었다. 영국에 쳐들어가 영국왕을 죽이고 대대로 영국을 통치하였다. 그 뒤 영국은 200년간이나 불어를 공용어로 쓸 만큼 프랑스문화에 젖는다.
너비가 50cm 길이가 70m에 달하는 이 거작은 이 정복의 서사를 58개의 장면으로 나누어 생생하고 선명하게 그렸다. 태피스트리는 보통 씨실로 그림을 넣지만 이것은 한 뜸 한 뜸 자수로 새겼다. 이것을 제작 의뢰한 이는 윌리엄 공의 이부동생이며 바이외 주교인 오도였다. 전쟁 직후에 제작하여 자신이 축성한 바이외 대성당에 기증하였다. 나폴레옹 때는 탄약차 덮개로 사용되는가 하면 나치 때는 베를린으로 빼돌리려고도 획책했다. 오늘날 많은 영화나 책의 도안이 여기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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