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오전 대구 달서구 코오롱야외음악당 일원에서 AI 드론이 사람과 차량 등을 인식하며 스마트 치안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대구시는 ㈜아리온, ㈜이스온, 대구경찰청과 함께 AI 드론의 영상정보 분석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치안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지난달 31일 오전 대구 달서구 코오롱야외음악당 일원에서 AI 드론이 사람과 차량 등을 인식하며 스마트 치안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대구시는 ㈜아리온, ㈜이스온, 대구경찰청과 함께 AI 드론의 영상정보 분석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치안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야외음악당 중앙 벤치에 할아버지 한 분 누워 계십니다. 상태 확인 부탁드립니다." 낮 최고기온 37℃를 오르내리는 극한 더위가 이어지던 지난달 31일 오전 11시쯤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산마루휴게소. 휴게소 한켠에 마련된 간이 관제소에서 모니터를 들여다보던 관제요원이 다급한 목소리로 경찰을 불렀다. 폭염 순찰에 나선 AI드론이 뙤약볕 아래 얼굴을 가린 채 벤치에 누워 있는 남성을 포착한 것.
먼 거리인 데다 나무에 가려져 육안으로 확인이 쉽지 않았지만, 열화상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은 주변 온도와 사람의 체온 차이를 분석해 할아버지의 존재를 정확히 찾아냈다. 지역 드론 전문기업인 <주>아리온의 류윤지 부사장은 "열화상카메라가 사람이나 동물이 내는 열을 주변 온도와 비교·분석해 객체를 인식한다"며 "드론의 객체인식률은 75% 수준이다. 연말까지 데이터를 추가 학습하면 90% 이상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에서 첨단 AI드론의 치안·안전 현장 투입이 본격화한다. 이들의 역할은 두류공원·금호강·낙동강 등 도심 혹은 교외 치안 취약지역에서 사람을 대신해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것. 단순 모니터링을 넘어 스스로 위험 상황을 분석하고 사람의 판단을 돕는 수준까지 진화하면서 치안 공백을 메울 핵심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첨단 AI드론 사업' 대상지인 두류공원 산마루휴게소에서는 약 한 시간 간격으로 AI드론이 날아올랐다. 2주 넘게 이어진 기록적 폭염 속 온열질환자를 조기 발견하기 위한 순찰이다. 높이 12m의 드론 스테이션에서 이륙한 드론이 정상 궤도인 60m 상공(아파트 20층 높이)에 도달하자 실시간 시야가 관제 모니터에 공유됐다.
화면 곳곳에는 연두색 포인터가 차례로 떠올랐다. AI가 객체인식 기술을 활용해 공원 내 사람을 자동 식별한 것이다. 인파밀집 모니터링의 핵심 기술인 객체인식은 지난달 초 열린 대구치맥페스티벌에서 효과를 입증했다. 인파 분산 지원은 물론 행사장 외 취식(1건)과 불법 드론 비행 탐지(1건), 메인 공연장 인파사고 위험 감시(5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치안 성과를 거뒀다.
지난달 31일 오전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산마루휴게소에서 대구시 관계자들이 AI 드론의 치안 활동을 살펴보고 있다. 대구시는 ㈜아리온, ㈜이스온, 대구경찰청과 함께 두류공원에서 AI 드론의 영상정보 분석 기술을 활용해 사람과 차량 등을 인식하는 스마트 치안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관제요원이 드론 카메라를 열화상 모드로 전환하자 화면은 완전히 달라졌다. 모니터 곳곳에 붉은색 열점이 표시되며 사람들의 위치와 움직임이 한눈에 들어왔다. 31~57℃에 달하는 복사열 상대값을 분석해 인체의 움직임을 탐지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분석은 실제 온열질환자 발생 여부를 구분하는 데도 유용해 보였다.
드론이 더 이상 '관찰자'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AI드론은 하늘에서 내려다보며 인파밀집, 이상 행동, 폭염 위험 등을 스스로 분석해 관제요원에게 위험신호를 전달했다. 관찰을 넘어 분석과 판단 영역까지 진화한 것이다. 데이터를 축적해 정확도만 더 높인다면, 치안·안전 분야에서 AI드론의 역할은 한층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경찰청은 "현재 드론은 실종자 수색이나 안심귀갓길 순찰 등에서 모니터링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AI가 더 고도화하면 교통 단속이나 각종 재난 대응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을 위한 지역 기업의 협업도 눈길을 끈다. 드론 제조기업 아리온이 사업을 총괄하고, 이스온은 드론 스테이션 운영을 맡았다. AI 기업인 모티버는 AI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인파밀집과 객체인식 알고리즘을 학습하는 역할을 한다. 기업 입장에서도 실제 현장에서 AI 데이터를 축적하고,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는 시범무대인 셈이다. 김응욱 이스온 대표는 "현재는 소음과 사생활 침해 문제 등으로 도심 속 드론 운용이 쉽지 않다. 이번 실증을 통해 드론 스테이션 기술을 고도화하려고 한다"며 "머잖아 휴대전화 기지국처럼 전국 곳곳에 드론 스테이션이 설치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구시는 이달까지 두류공원에서 AI드론을 활용한 폭염 순찰과 행사장 인파 관리를 이어간다. 9월부터는 드론·로봇 전문기업 베이리스와 함께 낙동강·금호강의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고, 11~12월에는 스카이엔터프라이즈 등과 강창교 일대에서 실종자 수색 및 교량 실족·투신 사고 예방 활동에 AI드론을 투입할 계획이다. 대구시 조경재 미래모빌리티과장은 "공공·안전 분야에서 드론의 역할은 앞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이 사업을 통해 입증된 지역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구가 미래항공 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승엽
대구시청 경제부서와 산업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작은 목소리도 끝까지 듣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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