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 막힌 TK 신산업] 30일 보관 기한…LFP 재활용 “180일로 늘려야”

  • 이동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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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8-05 21:36  |  수정 2026-08-05 22:20  |  발행일 2026-08-05
니켈 성분 없는 LFP 배터리 추출물, 규제 탓에 사업장 폐기물로 취급
이동식 협동로봇 ‘안전펜스 의무화’ 개선했더니 467억 매출에 생산성 향상
대구 노후산단 업종 제한 풀고 수성알파시티 규제 개선도 선례
ICT 등 신산업 분야 일수록 선정 대응 나서 불확실성 해소해야
대구 달서구 영남권 미래자원 거점수거센터에 보관돼 성능평가를 기다리고 있는 사용후 배터리. 영남일보DB

대구 달서구 영남권 미래자원 거점수거센터에 보관돼 성능평가를 기다리고 있는 사용후 배터리. 영남일보DB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제 환경이 대구경북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2차전지, 미래 모빌리티, ICT·AI 등 미래 먹거리 산업이 낡은 규제에 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장에서는 산업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획일적 규제를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영남일보가 대구시의 '규제개선 건의과제' 289건을 분석한 결과 지역 핵심 산업 육성을 가로막는 규제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LFP 폐배터리 보관 기한 30일 불과… "180일로 늘려야"


LFP 생태계를 이끌고 있는 대구 2차전지 업계가 규제의 벽 앞에 가로막혀 있다. 대구시는 달성2차산업단지 내에 175억 원을 투입해 '전기 모빌리티 융합 사용 후 배터리 시험평가센터'를 구축하며 2차전지 재활용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그러나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들은 비현실적인 법정 보관 기한과 일률적인 폐기물 규제에 부딪힌 상태다. 현행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상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원료제품 인정 기준'은 니켈 함량 10% 이상으로 규정되어 있다. 이로 인해 니켈 성분이 없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추출물은 영구적인 원료제품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사업장 폐기물로 취급받는다.


또한, 배터리 재활용 필수 중간 공정 산물(양극활물질 스크랩 등)의 공장 내 법정 보관 기한이 현행 30일에 불과해 업계의 경제성 확보에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엘앤에프 등 지역 업계는 해당 보관 기한을 폐배터리 완제품과 동일한 180일로 연장하고, 화학적 조성에 따른 맞춤형 폐기물 규제 면제 기준을 신설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엘앤에프 측은 "당사가 건의한 사항이 맞으며, 평소 기업 운영에 있어 애로사항에 대해 관계 부처와 소통·논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대구 수성구 수성알파시티 인근 노지에서 로보아이 관계자가 자율주행 기반 무인 운반 로봇의 주행 성능을 점검하고 있다. 로보아이는 수성알파시티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입지 규제로 인해 경북 구미 공단에 별도의 제조 및 테스트 공간을 두고 있다. 영남일보DB

대구 수성구 수성알파시티 인근 노지에서 로보아이 관계자가 자율주행 기반 무인 운반 로봇의 주행 성능을 점검하고 있다. 로보아이는 수성알파시티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입지 규제로 인해 경북 구미 공단에 별도의 제조 및 테스트 공간을 두고 있다. 영남일보DB

◆협동로봇 규제 풀었더니… "생산성 향상됐다"


규제 해소가 실제 산업 성장으로 직결된 긍정적 선례도 존재한다. 과거 산업안전보건기준은 이동식 협동로봇의 작업 시 안전펜스 설치를 의무화해 로봇의 이동 중 작업이 불가능했다. 대구시는 규제자유특구 실증특례와 임시허가를 거쳐 2024년 11월 KS 산업표준(KSB7327) 제정을 이끌어냈고, 로봇의 이동 중 작업을 공식적으로 허용받았다. 이러한 규제 해소를 바탕으로 에스엘, 아진엑스텍 등 참여 기업들은 2024년 467억 원의 사업화 매출을 창출했으며 평균 9.3%의 생산성 향상을 달성했다. 해당 성과는 2025년 행정안전부 규제혁신 경진대회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구시가 산업단지 규제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입주업종 규제를 개편한 것도 좋은 사례다. 대구시는 지난달 23일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성서 1~3차, 서대구, 제3산단 등 8개 노후 산업단지의 입주업종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면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환경유해 업종을 제외한 모든 제조업의 입주를 허용하고, 기존 제조업체에는 ICT 및 지식서비스업 입주까지 추가 허용하여 산업 간 융합을 촉진할 계획이다.


업계는 신산업 분야일수록 규제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동식 협동로봇 안전기준 마련' 사례처럼 선제적으로 기준을 정립해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


서성수 벤처기업협회 대구경북지부 회장은 "지역 기업의 신기술 실증과 사업화 과정에서 낡은 규제와 복잡한 행정 절차가 기업의 도전을 가로막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중앙 정부가 기본적인 원칙을 마련하고, 지역은 그 범위 안에서 정책을 자율 운영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성알파시티도 입지 규제 개선소규모 시험생산시설 허용 청신호


'입지 규제'에 막혔있던 수성알파시티도 최근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달 23일 추경호 대구시장이 주재한 제2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시는 '수성알파시티 지식기반산업 한정 입주 업종' 규제를 완화한다고 밝히면서다.


지역 AI·디지털 산업의 거점인 수성알파시티는 그동안 '입지 규제'가 문제였다. 수성알파시티 입주기업은 2019년 44개 사에서 지난해 302개 사로 급증하며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디지털산업 집적지로 부상했다.


하지만 지식기반산업시설용지로 조성된 탓에 제조시설 입주가 제한돼, 현재는 입주기업 건축 면적의 10% 이내로만 자체 개발용 소규모 제조시설 입주가 가능하다. 업계는 AI 기반 로봇, 드론 등 첨단산업은 연구개발과 시제품 제작, 성능검증이 유기적으로 연계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실제로 로봇·ICT 등 기업들이 제조 공정을 위해 다른 산단으로 장비를 이동해야 하는 구조적 비효율을 겪고 있었다. 실제로 수성알파시티 입주 로봇기업인 '로보아이'는 구미 1공단에 별도 제조 및 테스트 공간을 두어 월 300만 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대구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성알파시티 내 ICT·지식서비스업과 직접 연계된 소규모 시험생산시설에 대해서는 공장 등록 및 직접생산확인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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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산업 현장을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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