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절대 가지 마세요”…별점 1점 가게는 정말 ‘최악’일까?

  • 조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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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8-20 21:38  |  발행일 2026-08-20
최근 한 고깃집에서 외부에서 가져온 고기를 구워 먹던 손님이 업주의 제지를 받은 뒤, 기존 리뷰의 별점을 최하로 낮췄다는 사연이 논란이 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한 고깃집에서 외부에서 가져온 고기를 구워 먹던 손님이 업주의 제지를 받은 뒤, 기존 리뷰의 별점을 최하로 낮췄다는 사연이 논란이 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여긴 가지 마세요." "돈 내고 기분만 상했네요." "서비스 최악."


지도 앱을 켜고 가게를 검색하면 어렵지 않게 만나는 별점 '1점'짜리 리뷰들이다. 다섯 개의 별 중 가장 낮은 점수다. 짧은 한 줄 평만으로도 어떤 가게인지 짐작하게 된다. 그런데 문득 궁금해졌다. 정말 이 가게들은 1점을 받을 만큼 형편없는 곳일까.


최근 한 고깃집에서 외부에서 가져온 고기를 구워 먹던 손님이 업주의 제지를 받은 뒤, 기존 리뷰의 별점을 최하로 낮췄다는 사연이 논란이 됐다. 한 고객이 같은 식당을 43번 방문하고도 매번 별점 1점을 주는 사례도 있었다. 별점 자체의 신뢰성을 의심하게 하는 일도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맵 별점 리뷰 작성 화면. 가게에 방문하지 않고도 리뷰를 쓸 수 있었다. 카카오맵 캡처

카카오맵 별점 리뷰 작성 화면. 가게에 방문하지 않고도 리뷰를 쓸 수 있었다. 카카오맵 캡처

물론 별점 1점이 모두 부당한 것은 아니다. 실제 영업 방식에 문제가 있거나 서비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낮은 평가를 받는 가게도 있다. 하지만 리뷰만 읽고 가게의 전부를 판단하기엔 어쩐지 아쉬웠다. 누군가에게는 만족스러운 경험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만으로 남을 수 있고, 영업주의 한 번의 실수가 치명적인 낙인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에 매겨진 별점과 실제 서비스 사이에는 얼마나 간극이 있을까. 지도 앱에서 별점 1점을 받은 가게들에 직접 찾아가봤다. 혹여나 기사 내용이 해당 가게에 부정적 이미지를 더할 수 있어, 상호는 익명으로 처리했다.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 A지점의 리뷰 목록. 불친절하다는 지적이 다수였다. 카카오맵 캡처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 A지점의 리뷰 목록. 불친절하다는 지적이 다수였다. 카카오맵 캡처

◆'불친절'하다는 1.8점 카페가 평범한 프랜차이즈?


"타 지점과 다르게 친절함이 전혀 없습니다. 인사도 없어요." "왜 일을 안 하시는 거죠. 키오스크 주문했는데 잡담 나누시고 (음료) 만들지도 않으시고…."(별점 1점)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의 A지점. 대다수의 리뷰가 별점 1점을 품고 있었다. 같은 프랜차이즈의 다른 지점과 비교해도 유독 낮은 점수였다. 리뷰에는 '불친절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의 A지점. 키오스크가 마련돼 있고, 각종 안내판이 눈에 띄게 비치돼 직원과 소통할 일이 많지 않았다. 조현희 기자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의 A지점. 키오스크가 마련돼 있고, 각종 안내판이 눈에 띄게 비치돼 직원과 소통할 일이 많지 않았다. 조현희 기자

매장에 들어서자 직원이 먼저 인사를 건넸다. 키오스크 한 대가 마련돼 있어 이곳을 찾은 손님 대다수는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했다. 픽업대 바로 앞에 와이파이 안내문이 비치돼 있고, 화장실 안내판도 눈에 띄게 걸려 있어 별도로 직원을 찾을 일이 없었다. 주문한 음료가 나오기까지는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주문한 음료를 받자 직원은 "맛있게 드세요"라고 말했다.


뒤이어 들어오는 손님들을 지켜봤다. 장년층 손님들이 직원에게 직접 주문을 시도하자 직원은 주문 내용을 하나씩 확인하며 응대했고, 주문을 마칠 때는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손님이 많지 않은 시간엔 틈틈이 테이블을 정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 번의 방문만으로 '친절한 매장'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방문한 시간대나 응대한 직원에 따라 만족도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다만 기자가 머문 2시간 동안에는 '불친절하다'는 리뷰를 떠올릴 만한 장면을 찾기 어려웠다. 그저 기본에 충실한 평범한 프랜차이즈 카페였다.


카카오맵에 찍힌 이곳의 평균 별점은 1.8점. 이날 기자가 제공받은 서비스에는 몇 점을 줘야 할까.


평균 별점이 1.8점이었던 프랜차이즈 카페 A지점. 불친절하다는 후기와 달리 기본에 충실했다. 조현희 기자

평균 별점이 1.8점이었던 프랜차이즈 카페 A지점. 불친절하다는 후기와 달리 기본에 충실했다. 조현희 기자

◆퉁명한 말투에 숨은 인심…1.6점 노포의 반전


더 '매운 맛' 가게를 찾았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 혼자 운영한다는 B술집. 카카오맵 평균 별점은 무려 1.6점이었다. 앞서 방문한 카페보다도 낮은 점수였다. 근방 음식점 중에서는 최하점이었다.


SNS에서도 이곳의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가 적지 않았다. 업주가 손님을 응대하는 모습이 담긴 쇼트폼 콘텐츠가 확산하며 논란이 됐다. 주류를 반드시 주문해야 하는데, 가게에 방문한 SNS 크리에이터가 술을 한 병만 주문하고 계산하자 업주가 "술집에 왔으면 술을 먹어야지" "마음에 드는 게 없다" 하며 화를 냈다는 내용이었다. 또 다른 후기글에선 카드 결제를 요청하자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어르신 혼자 운영하는 B술집의 메뉴판 및 안내문. 주류를 필수로 주문해야 했다. 조현희 기자

어르신 혼자 운영하는 B술집의 메뉴판 및 안내문. 주류를 필수로 주문해야 했다. 조현희 기자

하지만 평가가 모두 부정적인 것은 아니었다. "음식이 맛있다" "사장님이 '츤데레'(겉으로는 퉁명스럽지만 다정하게 챙겨주는 사람)"라며 5점을 준 리뷰도 있었다. 부정적인 후기 중에는 SNS에서 논란이 된 콘텐츠를 본 뒤 실제 가게를 방문하지 않고 쓴 듯한 글도 상당수였다.


가게는 오래된 노포였지만 깔끔했다. 메뉴를 고르고 있자 업주는 "술은 시켜야 한다"는 언질을 줬다. 툭 뱉는 반말에 당황했지만 불쾌감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일손이 한 명뿐이라 물과 주류, 음료는 셀프였다. SNS에서 논란이 된 탓인지 매장 안에는 영상 촬영을 금지한다는 안내문도 붙어 있었다.


B술집의 메인 메뉴 LA갈비. 2만2천원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음식의 맛 역시 우수했다. 조현희 기자

B술집의 메인 메뉴 LA갈비. 2만2천원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음식의 맛 역시 우수했다. 조현희 기자

가격은 꽤 합리적이었다. LA갈비 2만2천원, 오징어숙회 1만4천원, 두부김치 1만4천원, 주류 4천원 등이었다. LA갈비와 김밥, 주류 2병을 주문했다. 음식 역시 소문대로 손맛이 좋았다. LA갈비는 간이 잘 맞춰진 양념에 질기지 않게 구워져 나왔고, 김밥은 큼지막하게 썬 달걀과 고소한 참기름 향, 쫄깃한 진미채가 식욕을 자극했다.


주류 필수 주문, 물 셀프 이용 등 이곳의 몇 가지 규칙만 잘 지킨다면 업주와 마찰을 빚을 일은 없어 보였다. 무뚝뚝하지만 정감 어린 스몰토크를 건네고, 중간중간 입가심하기 좋은 과자를 챙겨주는 인심도 엿볼 수 있었다. 카드 결제 역시 문제없이 가능했다. 함께 방문한 지인은 "생각했던 것보다 불친절하진 않다"면서도 "사장님 말투가 다소 화난 것처럼 느껴지는 말투라 괜히 눈치를 보게 될 수는 있을 것 같다. 경상도 사람은 '츤데레 할머니'처럼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다른 지역에서 온 손님이라면 불편하게 느낄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B술집의 가게 내부. 오래된 노포 식당이었지만 깔끔했다. 조현희 기자

B술집의 가게 내부. 오래된 노포 식당이었지만 깔끔했다. 조현희 기자

◆음료 맛보다는 감성…정말 돈 아까운 맛일까


"감성에만 치중돼 있습니다. 맛이나 퀄리티는 바라지 마세요."(별점 1점) "가게 분위기가 좋고 노래 선곡도 좋아요."(별점 5점)


C카페는 평균 별점보다 '호불호'가 눈에 띄는 곳이었다. 카카오맵 평균 별점은 3.4점으로, 위의 가게들처럼 극단적으로 낮은 곳은 아니었지만 후기가 유독 엇갈렸다. 독특한 감성과 귀여운 비주얼의 음료·디저트로 유명한 만큼 무엇을 기대하고 찾느냐에 따라 평가가 갈리는 듯했다.


주로 단맛이 강한 메뉴들에 '불호' 후기가 많았는데, 기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지인은 젤리소다를 주문했다. 가격은 각각 5천원, 8천500원이었다. 인근 다른 카페들에 비하면 저렴하진 않았다. 아메리카노는 무난했고, 젤리소다는 인공적인 맛이 강하게 느껴졌다.


C카페 내부.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은 5천원으로 저렴하지 않았지만 공간의 독특한 콘셉트를 고려하면 납득가는 수준이었다. 조현희 기자

C카페 내부.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은 5천원으로 저렴하지 않았지만 공간의 독특한 콘셉트를 고려하면 납득가는 수준이었다. 조현희 기자

그렇다고 별점 1점의 평가에 전적으로 동의하기도 어려웠다. 카페의 콘셉트를 고려하면 가격이 크게 아쉽지 않았다. 카페는 마치 세기말 여학생의 방을 옮겨놓은 듯했다. 다른 시대로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작은 소품 하나까지도 콘셉트에 맞춰 세심하게 배치돼 있었다. 공간을 기획하고 완성하기까지 업주가 기울인 고민과 아이디어가 곳곳에 묻어났다.


◆숫자 너머의 진실…1점의 무게


직접 마주한 별점 1점의 가게들은 리뷰가 말해주던 '최악의 공간'과는 거리가 멀었다. 프랜차이즈 카페 A지점에서는 직원의 기본적인 응대를, B술집에서는 '츤데레 할머니'의 인심을, C카페에서는 공간에 대한 업주의 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별점 1점' 리뷰가 틀렸다는 말은 아니다. 해당 리뷰를 남긴 손님에게는 충분히 불쾌한 경험이었고, 기자가 방문했을 땐 우연히 그런 상황을 겪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다만 매일을 수치로 평가받는 삶은 생각보다 가혹할지 모른다.


그래서 확인하고 싶었다. 누군가 1점을 준 가게가 내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어쩌면 5점의 가게가 될 수도 있다는 것. 별점은 소비자의 알 권리이자 선택을 돕는 유용한 지표지만, 단편적인 불만이나 오해, 때로는 악의가 담긴 1점이 누군가의 피땀 어린 일상을 뒤흔들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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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희

문화팀 조현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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