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규 EG뮤지컬컴퍼니 대표는 "대구에서 작게 시작한 작품을 런던에서까지 공연하게 돼 의미가 깊다"며 '유앤잇'이 영국 웨스트엔드 무대에 진출한 소감을 전했다. 본인 제공
"대구에서 만든 뮤지컬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음을 증명하는 사례가 됐으면 합니다."
대구 북성로 작은 옥상에서 출발한 뮤지컬 '유앤잇'이 영국 웨스트엔드 무대에 오른다. 20일부터 다음달 26일까지 6주간 런던 킹스헤드 극장(Kings Head Theatre)에서 공연된다. 작품을 만든 이응규 EG뮤지컬컴퍼니 대표는 런던 공연 개막을 이틀 앞둔 지난 18일 "대구에서 작게 시작한 작품을 런던에서까지 공연하게 돼 의미가 깊다"며 "세계 2대 뮤지컬 시장으로 꼽히는 웨스트엔드에서 작품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 확인해보는 무대"라고 소감을 전했다.
2024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당시 뮤지컬 '유앤잇' 공연 모습. <EG뮤지컬컴퍼니 제공>
'유앤잇'은 북성로 주물 기술자 남편과 도예가 아내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 뮤지컬이다. 이야기는 남편이 죽은 아내를 인공지능(AI)으로 되살리면서 전개된다. 2019년 초연된 작품은 그 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에서 창작뮤지컬상을 수상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웹드라마 제작, 해외 쇼케이스, DIMF 공식초청작 공연(2026), 영국 현지화 개발 등을 거쳐 이번 런던 무대에 오르게 됐다.
이응규 EG뮤지컬컴퍼니 대표. 이 대표는 "영국에서 얻은 경험과 네트워크를 대구의 후배 창작자들과 나누고 더 많은 작품이 해외로 나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웃었다. 본인 제공
이 대표는 "2024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MERVYN STUTTER'S PICK of the FRINGE'에서 5-STARS 평가를 받으며 영미권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세계 시장에 도전해 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어 영국 현지 프로듀서들과 논의를 진행해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MERVYN STUTTER'S PICK of the FRINGE'은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오랜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쇼케이스다.
또 초연 당시와 비교해 작품 소재에 대한 관객들의 인식도 바뀌었다. 이 대표는 "2019년에는 인공지능이라는 소재가 다소 낯설게 다가갔다면 이제는 '언젠가 내 이야기가 될 수 있겠다'는 공감을 얻고 있다"며 "올해 DIMF 공연에서는 홀로그램과 AI 기술을 활용해 몰입도를 더욱 높였다는 평을 받았다"고 했다.
뮤지컬 '유앤잇' 런던 공연 연습 현장. 오는 20일부터 다음달 26일까지 6주간 킹스헤드 극장(Kings Head Theatre)에서 공연된다. EG뮤지컬컴퍼니 제공
이번 공연은 특히 의미가 남다르다. 영국 창작·배우진과 작품을 다시 개발해 현지 프로덕션으로 선보이기 때문이다. 한국 고유의 정서를 살리면서도 영미권 관객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도록 다듬었다. 이 대표는 "현지 창작진들과 함께 대사를 다듬으면서도 '대구' '북성로' '아저씨' 등 우리 고유의 표현은 그대로 살렸다"며 "'유앤잇'이 어디서 태어난 작품인지 정체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배우진의 면면도 눈길을 끈다. 아내 미나 역에는 올리비에 어워즈 후보에 오른 프랜시스 메일리 매캔이, 남편 규진 역에는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 등에 참여한 재커리 팡이 출연한다. 현지 유명 배우들이 함께하면서 작품은 영국 최대 민영방송 ITV에도 소개되는 등 큰 힘을 받고 있다.
뮤지컬 '유앤잇'의 런던 공연 포스터. EG뮤지컬컴퍼니 제공
이 대표는 이번 공연이 대구 창작 생태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는 "대구는 창작자와 제작진 간 소통이 빠르고, 런던은 프로듀싱, 캐스팅, 마케팅, 홍보 등 뮤지컬을 만드는 각 역할이 굉장히 세분화돼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국에서 얻은 경험과 네트워크를 대구의 후배 창작자들과 나누고 더 많은 작품이 해외로 나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웃었다.
조현희
문화팀 조현희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