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2청도박성우
대구권 광역철도(대경선)를 경산에서 청도까지 연장하는 사업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올해 말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발표를 앞두고 있어서다. 십수년 전부터 추진되어온 이 사업이 이번에도 반영되지 못한다면 다시 5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대경선 청도 연장은 현재 경산까지 운행하는 광역철도를 기존 경부선 철로를 활용해 청도까지 24㎞ 연장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이 청도에서 처음 거론된 것은 기자의 기억으로도 17년을 훌쩍 넘는다. 경산·청도가 지역구였던 이명박 정부 시절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낸 최경환 전 국회의원 때부터 공약으로 등장했다. 이후 여러 정부를 거쳤지만 번번이 국가계획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3선 국회의원인 이만희 의원도 총선 때마다 청도의 대표 공약으로 내걸었고, 군수 선거에서도 단골 공약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청도군이 이 사업을 얼마나 절박하게 추진했는지는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선거 때마다 공약집에는 등장했지만 군민적 공론화나 범지역 차원의 유치운동으로 이어진 적은 사실상 없었다. 행정은 서랍 속 서류만 만지작거렸고 정치권은 선거철마다 공약을 되풀이했다. 십수년째 군민들에게 '희망고문'만 된 셈이다.
청도군은 사업 선정을 위해 기존 경부선 선로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경제성과 대경선이 운행되는 대구·경북 경부선 축에서 경산~청도가 사실상 남아 있는 연결구간이란 논리를 편다. 또 대구·경산과 청도가 하나의 광역생활권으로 묶이고 접근성 개선과 관광객 유입, 정주여건 개선, 지역소멸 대응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맞는 말이다. 문제는 이런 논리가 십수년째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청도에도 광역철도가 필요하다'는 지역적 요구를 넘어서는 논리 개발이 필요하다.
청도에서 경남 밀양까지 연결해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을 잇는 초광역 철도축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논리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국가철도망 차원에서 경산~청도 구간을 왜 연결해야 하는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줘야 한다.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기준이 500억원에서 1천억원으로 상향된 것도 호재다. 청도군 자체 용역에서 사업비가 480억원 안팎으로 추산됐기 때문이다.
최근 지역 정치권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다행이다. 국민의힘 소속 손영우 청도군의회 의장은 지역 국회의원과 도의원 등과 함께 국회와 중앙정부를 찾아 사업 필요성을 건의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호석·김종명 군의원도 집권여당의 이점을 활용해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청도 연장을 요청했다.
이제 박권현 청도군수가 전면에 나설 차례다. 대경선 청도 연장은 민선 9기 박 군수에게 사실상 첫 번째 정치·행정적 시험대다. 당적이 없는 무소속이란 점은 오히려 장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와 국회는 물론 중앙부처와 정치권의 가능한 모든 통로를 찾아 직접 뛰며 설득해야 한다. 또 군의회와 국회의원, 도의원, 여야 정치권이 함께 참여하는 범군민 추진기구를 만들고 서명운동 등을 통해 지역의 의지도 하나로 모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십수 년 동안 선거철마다 되풀이해 온 공약을 또다시 다음 국가계획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이번마저 놓친다면 다시 5년이다. 그때 가서 누구를 탓해도 늦다. 직(職)을 걸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시간은 많지 않다.
박성우
경산•청도 담당 기자입니다. 세상에 따뜻한 온기를 전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