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석기(경주)·국민의힘 이만희(영천-청도)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추진하는 농지 전수조사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서정혁 기자
대구·경북(TK)지역 정치권에서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농지 전수조사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농촌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정책'이라는 지적과 함께 '정부가 농업인을 과도하게 통제하려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21일 TK 정치권에서는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를 두고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조지연(경산) 의원은 이날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정부에 대한 농민들의 민심이 흉흉하다"며 "이 정책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농촌 현실을 너무 모르고 내놓은 정책"이라며 "농민들에게 농지는 유일한 자산이자 평생의 자산"이라고 했다.
재선의 한 TK 의원실 관계자도 "지역마다 사정이 다른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조사하는 것 자체가 농민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국민을 과도하게 통제하려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한 중진 TK 의원실 보좌진은 "정부가 직접 전수조사에 나서는 것 자체가 일종의 사회주의의 시작"이라며 "현장 조사가 단순한 실태 확인에 그치지 않고 토지 소유자와 실제 관리 주체 등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농업인을 잠재적 위반자로 취급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추석을 사흘 앞둔 21일 경북 포항시 남구 연일읍 한숲전원마을 일대에서 전원주택들이 누렇게 익어가는 논과 어우러져 이색적인 가을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논과 전원주택이 어우러진 모습이 농촌의 달라진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이현덕 기자
국민의힘 의원들도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가삼간 다 태우는 '묻지마 농지 규제'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김석기(경주)·이만희(영천-청도)·강대식(대구 동구-군위을)·이인선(대구 수성구을)·박형수(의성-청송-영덕-울진)·강명구(구미시을) 의원 등은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관행적 농지 임대차와 휴경에 대한 강제처분을 유예하고, 투기나 중대한 위반이 아닌 경우 농지전용을 사후 추인하기로 했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식 조치에 불과하다"며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이들은 특히 "근본적인 문제는 현실과 맞지 않는 '경자유전 원칙'의 적용"이라며 △경자유전 원칙을 현실에 맞게 조정해 농업경영과 이용 중심의 제도로 전환 △농지 기능을 상실했거나 다른 용도로 전환이 필요한 농지의 전용 허용 확대 △농지 임대차 규제 완화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보여주기식 전수조사와 가혹한 농지 규제를 중단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정부의 상황 인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만희 의원은 "피해를 호소하는 농민들을 투기꾼의 거짓 정보에 현혹된 사람으로 보는 인식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수도권과 인구감소지역 농지를 구분해 규제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농지제도를 개선하고, 농지은행 예산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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