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출신 베스트셀러 작가 고명환씨가 지난 15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열린 '2026 DAC 인문학극장' 특강에서 "지금은 물건만 파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을 파는 시대"라며 "당장 유튜브와 독서를 시작하고 매일 반복하라"고 강조했다. 대구문화예술회관 제공
"남이 시키는 대로 짐을 지고 무릎까지 꿇는 '낙타'의 삶을 살 겁니까? 스스로 파도를 다스리는 항해사가 돼야죠."
지난 15일 대구문화예술회관의 기획 프로그램 '2026 DAC 인문학극장' 강연자로 비슬홀 무대에 오른 개그맨 출신 베스트셀러 작가 고명환씨는 청중을 향해 날카로운 일침을 날렸다. '365일 가슴 설레며 일하는 법'을 주제로 한 특강에서 그는 아침 알람 소리에 '10분만 더'를 외치며 뭉그적거리는 것은 다가올 하루에 대한 아무런 설렘이 없기 때문이라고 꼬집으며 강연의 문을 열었다.
니체의 철학을 빌려 인간의 발전 단계를 '낙타-사자-어린아이'로 설명한 그는 남이 얹어준 짐을 지고 사막을 걷는 '낙타'와 필요한 욕구만 좇는 '사자'의 단계를 넘어 호기심과 설렘으로 가득 찬 '어린아이'의 상태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삶의 패턴이 똑같아 기억할 순간이 사라지기 때문"이라며 "매일 새로운 자극을 줘 삶의 시간을 느리게 체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개그맨 출신 베스트셀러 작가 고명환씨가 지난 15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365일 가슴 설레며 일하는 법'을 주제로 열띤 강연을 펼쳤다. 대구문화예술회관 제공
그가 이토록 거칠게 '삶의 주도권'을 부르짖는 데는 처절한 개인사가 자리하고 있었다. 서른네 살이던 2005년, 매니저가 운전하던 차가 시속 190㎞로 달리다 대형 교통사고가 났다. 의사로부터 시한부 선고를 받고 죽음의 문턱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무엇인가"를 자문하자 가슴속에서 뜨거운 불덩어리가 꿈틀거렸다. '나는 개그맨이 아니라 책 읽고 글 쓰는 작가로 태어난 사람이었구나.' 국문학을 전공하지도 않았지만 무작정 읽고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써 내려간 책이 해외 5개국에 수출되기도 했고, 2024년에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와 함께 '교보문고 올해의 작가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되는 결실로도 이어졌다.
고 작가는 "지금은 물건만 팔아서 돈을 버는 시대가 아니다. 내 가치와 생각을 팔아야 한다"며 당장 유튜브를 시작할 것을 강력히 권했다.
"유튜브로 무엇을 할지 모르겠어도 일단 시작하세요. 화분이라도 매일 찍어서 올리다 보면 내가 하고 싶은 걸 알게 됩니다. 결심은 미래로 도망치는 거래요. 지금 당장 실행하는 게 중요해요."
이어 그는 자본주의 사회를 견고한 삼각형 구조로 설명하면서 독서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그는 "상위 계층으로 올라가는 사다리가 점점 사라지는 구조"라며 "삼각형의 바닥에서 벗어나려면 내 생각을 자극하는 간접 경험, 즉 인문학적 독서가 필수"라고 말했다.
"책을 읽는 것은 지식을 암기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멍해진 뇌를 콕 찌르는 '넛지(Nudge)'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하루 단 세 줄, 단 1분이라도 매일 책을 읽으세요."
아울러 그는 시작도 하기 전에 온갖 계산부터 하느라 도전조차 포기해 버리는 한국인 특유의 '헛똑똑이' 습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반복해라. 평범한 행동도 매일 반복하면 비범함이 된다"고 거듭 말했다.
특히 그는 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들지 말고 딱 1분, 단 세 줄이라도 책을 읽으라고 호통치며 당부했다.
"우리가 잠들어 있는 시간 동안 뇌는 쉬지 않고 마지막으로 한 생각을 갖고 놉니다. 자기 전에 괴로운 생각을 하거나 숏폼을 보다 잠들면 뇌도 밤새 그 생각을 해요. 자기 전 1분만 책을 읽어 디톡스를 해주세요. 그러면 자는 동안 뇌가 스스로 그 문장을 반추하며 나를 성장시킵니다."
강연 말미에 이어진 청중과의 질의응답에서도 삶의 불안을 극복하고 주도성을 찾는 현실적인 조언이 이어졌다.
사업 슬럼프와 불안 극복법을 묻는 한 자영업자의 질문에 고 작가는 "불안할 때 매장에 앉아 고민만 한다고 아무 도움이 안 된다. 불안감이 엄습할 때 즉시 책을 들고 도서관이나 카페로 달려가 읽으라"며 "몰입해서 책을 읽고 돌아서면 새로운 메뉴나 사업 아이디어가 떠오를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인간이 진정으로 행복해지는 순간은 돈을 쓰고 소비할 때가 아니라, 무언가를 창작하고 세상에 가치를 '생산'할 때"라며 "단순한 소비의 쾌락에 빠지는 대신 나만의 생각과 콘텐츠를 생산해 남에게 나누는 삶을 살아야 부와 행복이 저절로 따라온다"고 덧붙였다.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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