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대구 수성구 대구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2026년도 국정감사에서 윤종구 대구고등법원장을 비롯한 대구·부산·울산·창원 지역 각급 법원장들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이날 국정감사는 대구고등·지방·가정·회생법원, 부산고등·지방·가정·회생법원, 울산지방·가정법원, 창원지방법원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정세영 수습기자
20일 대구 고등·지방법원을 대상으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지방2반)의 2026년 국정감사에서 대구지법 손봉기 부장판사를 둘러싼 대법관 후보자 제청 문제에 대해 여·야 감사위원 간 날 선 공방이 벌어졌다.
이날 국감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손봉기 부장판사가 대법관 임명 제청에 있어 불합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규 의원은 "손봉기 부장판사는 해박한 법률 지식과 뛰어난 실무능력을 가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세간에선 '향판'이라는 시각이 존재하고, 영남 출신이란 이유에서 다른 대법관 후보자와 비교해 이념적으로 차별을 받고 있다"며 "대구지법에서 근무하는 이들이라면 분개해야 한다. 지적을 하고, 의견을 내라"고 말했다. 박형수 의원도 "현재 대법관 국회 임명 절차를 신속히 재개해야 한다. 국회에서 부결시키거나, 대통령이 임명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며 "대통령이 특정 대법관 후보자를 고집하는 것 같다. 이 후보자의 배우자가 현직 헌법재판관이다. 대법원 판결이 헌법재판소 심판 대상이 될 경우 회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강동명 대구지법원장은 "앞서 국감에서 대법원장이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답하는 건 적절치 않고, 더 이상 덧붙일 것도 없다"고 각각 답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박형수 의원이 발언한 대통령의 특정 후보자 지칭을 문제 삼으며 반발했다. 김기표 의원은 "손봉기 부장판사에 대한 자질을 떠나 부부 판사는 모두 안 된다는 취지인 거냐. 그런 이유라면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김동아 의원도 "판사가 법과 양심에 따라 판결하는 게 아니라 신분과 배우자에 따라 판결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친분이 있으면 좋게 판결하고, 없다면 엄하게 판결한다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20일 대구 수성구 대구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2026년도 국정감사에서 강동명 대구지방법원장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국정감사는 대구고등·지방·가정·회생법원, 부산고등·지방·가정·회생법원, 울산지방·가정법원, 창원지방법원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정세영 수습기자
이번 국감에선 지난 16일 대구지법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 결과가 나온 점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앞서, 40대 남성 A씨가 2021년 5월19일 대구 동구 자택에서 극우 성향 커뮤니티 사이트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 접속 후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 '총을 꺼내 들었으면 폭동이 맞지 군 입장에서는 제압하는 게 맞고 저 때 경찰도 군인도 많이 죽었다. 이게 왜 민주화 운동이랍시고 유공자가 되는지 참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글을 게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1심에선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대구지법 형사2-3부)은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해당 게시글을 허위 사실 적시가 아닌 개인 의견 표명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김동아 의원은 "폭동의 뜻을 아느냐. 집단적 폭력 행위, 사회 안녕과 질서를 어지럽게 하는 일이다"며 "여야 모두 5·18 민주화운동의 헌법 전문 수록을 추진 중인 것을 알아달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 또한 "역사적으로 확인된 5·18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는 행위를 처벌하기 위해 특별법까지 제정했는데 왜 무죄가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대법원 판례에도 반하는 판결을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다. 진보당 손솔 의원도 "서울과 수원 등에서도 유사한 표현에 대해 허위 사실로 판단했다. 다른 곳에선 이런 판결이 나오는데, 왜 대구만 오면 무죄를 받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이들 질문의 답변에 나선 강동명 대구지법원장은 각각에게 "5·18민주화운동이 폭동이자, 폭도 행위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면서도 "재판부가 판단한 사안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대법원에서 최종 판단을 할 예정"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밖에 감사위원 사이에선 동대구역 광장에 설치된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의 철거 소송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했다. 이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국가철도공단(원고)이 대구시(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관련 '구조물 인도 청구 소송'에 대해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철도공단이 왜 이런 소송을 제기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념적 편향 때문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수많은 동상이 동대구역에 설치돼 있는데, 유독 박정희 동상만 안전 문제가 있다고 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법원(1심)이 대한민국 역사의 흐름 속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 등을 고려해 올바른 판단(원고 패소)을 내려줘 감사하다"고 했다.
이동현(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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