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적극적인 불심 검문으로 흉기 소지 남성을 검거한 대구 북부경찰서 산격지구대 (왼쪽부터) 김진원(51) 경감, 박장현(34) 순경, 김갑배(57) 순찰팀장. 구경모기자
"흉기를 보자마자, 그냥 보내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구 북부경찰서 산격지구대 박장현(34) 순경과 김진원(51) 경감은 지난 17일 새벽 '살인예비 혐의' 사건 현장에 출동했던 당시 상황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이날 북구 산격동에서 행인을 몰래 뒤따라가던 40대 남성 A씨를 불심 검문하는 과정에서 흉기 2점을 발견한 뒤, 그를 곧바로 긴급체포했다.
체포 당일 전후로 경찰 내부는 긴장감이 감돌던 상태였다. 지난 13일 인천 한 대형상업시설에서 50대 남성이 무차별 흉기 난동을 벌여 시민 8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해서다. 이에 경범죄 통고처분으로 마무리될 듯한 사건임에도, 경찰관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실제 현장에서 A씨가 얼굴이 붉어진 채 팔을 떨고 말까지 더듬자, 경찰관들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과거 자신을 괴롭힌 사람과 닮아 이 행인을 따라갔다면서도, 상대방을 불러 확인하지 않은 채 10여분간 뒤를 밟았다는 설명이 석연치 않아서다. 그대로 돌려보냈다가는 누군가 다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컸다.
박 순경은 "아는 사람이면 불러서 확인하고, 아니면 가면 되는데 계속 따라간다는 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며 "진술과 행동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확인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경감도 "집에서 상당히 떨어진 곳까지 새벽에 나와 누군가를 한참 따라간 상황이었다"며 "그냥 돌려보내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에 박 순경 등은 A씨에게 가방 확인을 요청했다. 처음엔 비협조적이던 A씨가 순간 테이프로 감싼 길이 32㎝의 흉기를 내놓았다. 두 사람은 흠칫 놀랐다. 추가 확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흉기 회수 후 소지 경위를 캐물으며 몸을 살폈다. 이번엔 옷 안주머니에서 흉기가 또 나왔다.
김 경감은 "긴 흉기가 나오면 거기에 집중해 안주머니 속 작은 흉기는 생각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박 순경이 '잠깐만 더 확인해보겠다'고 나선 게 정말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순경은 "처음 가방에서 흉기를 발견했을 때도 놀랐지만, 몸에 숨긴 두 번째 흉기를 발견했을 땐 더 섬뜩했다"고 했다.
산격지구대 김갑배(57) 순찰팀장은 "불심검문으로 더 큰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을 사전에 막았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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