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보육 외길서 여성농업인으로…고미순 대표의 두 번째 도전

  • 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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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10-22 09:54  |  발행일 2026-10-22
FTA 여성농업인 창농 교육 거쳐 디지털 판로 확대 추진
AI 교육과 맞춤 컨설팅 통해 체계적 사업가 변신 모색
고미순 뻥그래 대표가 문경 특산물 판매장에 진열된 자신의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장석원 기자

고미순 뻥그래 대표가 문경 특산물 판매장에 진열된 자신의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장석원 기자

30여 년 동안 아이들을 돌보던 어린이집 원장이 이제는 지역 농산물로 건강한 과자를 만들며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경북 문경에서 '뻥그래'를 운영하는 고미순 대표다. 최근에는 FTA 국내보완대책 교육과 컨설팅에 참여하며 새로운 경영 방법을 배우고 있다.


고 대표는 1992년쯤 선교원에서 보육 일을 시작해 1997년부터 어린이집을 운영했다. 2011년에는 상주시 화북면의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을 맡았다. 하지만 농촌의 출생아 감소로 원아가 줄면서 코로나19 시기에는 2~3명의 아이만 남았다. 마지막 아이들까지 돌본 뒤 지난해 2월 어린이집 문을 닫았다.


뻥튀기 사업은 지인과의 인연으로 시작됐다. 사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던 지인의 일을 가족들과 함께 이어받기로 한 것이다. 2022년 딸 명의로 사업을 시작해 어린이집 운영과 병행하다가 폐원 이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현재 문경의 작은 공장에서 언니와 함께 과자를 만든다. 상주에 사는 아들은 원료 운반과 배송을, 딸들은 온라인 판매와 제품 디자인을 돕고 있다.


대표 제품은 문경 특산물인 오미자를 넣은 뻥튀기다. 현미 누룽지 과자와 쌀콩땅콩도 생산한다. 특히 현미 누룽지 과자는 설탕과 소금을 넣지 않고 발효시켜 구운 제품이다. 좋은 원료를 사용하기 위해 직접 농사도 짓기 시작했다.


고 대표는 어린이집을 운영할 때나 지금이나 마음은 같다고 했다. 아이들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고 싶다는 것이다. 그는 "물건을 팔고 돈을 받으면 끝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 잠깐 만나는 사이에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정이 생긴다"고 했다.


사업 운영에 변화가 생긴 것은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의 FTA 교육홍보사업에 참여하면서부터다. 고 대표는 올해 '스마트 FTA시대, 미래여성농업인 AI 창농 아카데미'에서 농업의 미래와 AI 활용법, 사업계획 수립 방법 등을 배웠다. 그동안 필요한 만큼 과자를 만들어 납품했다면 이제는 생산량과 판매 목표를 정하고 계획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


'스마트 FTA시대, 미래여성농업인 디지털 창농 컨설팅'에서는 스마트스토어의 상품 구성과 판매 환경을 개선하고 온라인 판로 확대 방안을 모색했다. AI를 활용한 제품 설명과 홍보 콘텐츠 제작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FTA 교육홍보사업에는 여성농업인의 제품 홍보와 판로 확대를 위한 '스마트 FTA시대, 미래여성농업인 창농 팝업페스타'도 포함돼 있다.


고 대표는 교육을 받으며 농업을 바라보는 생각도 달라졌다고 했다. 농촌의 고령화와 청년층 감소를 걱정했지만 새로운 기술과 경영 방법을 배우면서 농업에도 다양한 기회가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그는 "어린이집에만 있다 보니 다른 세상을 잘 몰랐다. 교육을 받으면서 농업도 발전할 길이 있고, 사업을 하려면 경영도 배워야 한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어려움도 있다. 공장이 건물 2층에 있어 원료와 완제품을 옮기는 일이 쉽지 않다. 사람을 더 고용하려면 생산과 판매를 함께 늘려야 해 사업 확장에도 신중하다. 당장은 무리하게 규모를 키우기보다 제품의 품질과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앞으로 경영과 회계, 원가 관리도 더 배우고 싶다고 했다. 언젠가는 1층에 생산시설과 판매장을 마련하고 아이들이 흙과 모래를 만지며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농촌의 아이들이 줄어 어린이집은 문을 닫았지만 아이들을 향한 마음은 여전히 고 대표의 일 속에 남아 있다. FTA 국내보완대책 교육과 컨설팅은 그가 경험 중심의 사업 운영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영 방법을 익히고 미래를 준비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공동기획 :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촌경제연구원·경북여성정책개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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