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적 균형발전] 호남 반도체에 대구 변압기 빼 쓰기 논란…“핵심 자재 글로벌 품귀, 적기 준공 어려워”

  • 이동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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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11-01 21:18  |  발행일 2026-11-01
정부 ‘호남 산단 공기 단축’ 명분으로 신달성변전소 발주 자재 전용 검토
대구시 “첨단기업 유치 치명타”
전문가 “초고압 변압기 핵심 부품 글로벌 품귀…변압기 리드타임만 최소 3~4년”
지난달 27일 대구시 산격청사에서 추경호 대구시장이 한국전력공사 대구본부장을 만나 신달성변전소 변압기 전용 방안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지난달 27일 대구시 산격청사에서 추경호 대구시장이 한국전력공사 대구본부장을 만나 신달성변전소 변압기 전용 방안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의 전력 공급을 앞당기려 대구 신달성변전소 핵심 자재를 빼 쓰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대구시와 지역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전력공사 등 당국은 단순 검토 사항이며 특정 지역의 준공이 늦어지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전력 수요 기업과 대형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 투자 유치에 사활을 건 대구시는 준공 지연 시 치명타가 불가피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국민의힘 윤재옥(대구 달서구을) 의원이 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호남권 반도체 조기 전력공급을 위한 공기단축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전력망 구축 기간 단축 대책으로 '변압기 타사업 물량 전용'을 제시했다. 전용 검토 대상에 오른 전국 5개 변전소 중 대구 신달성변전소는 유일하게 345kV급 대용량 설비다. 부산 신항과 경남 거제 사등 및 전남 여수 중흥 등 나머지 4곳은 모두 154kV급이다.


달성군과 경북 고령권 일대에 전력을 공급할 신달성변전소는 당초 2024년 4월 준공을 목표로 추진됐다. 그러나 초기 산단 입주가 다소 더뎠던 데다 한국지역난방공사가 기존 벙커C유 발전소를 LNG 발전으로 전환하면서 발전 용량이 증설됐고 인근 변전소에도 여유분이 생겼다. 한전은 지난해 제11차 장기송변전설비계획에서 준공 시기를 2028년 12월로 4년8개월 연기한 상태다.


호남 반도체 전력공급 위한 타 사업 자재 전용 검토 대상 표. 윤재옥 의원실 제공

호남 반도체 전력공급 위한 타 사업 자재 전용 검토 대상 표. 윤재옥 의원실 제공

문제는 한전이 이미 발주된 신달성변전소 변압기 자재를 호남에 먼저 투입하고 대구 준공을 2030년 10월로 1년10개월 더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불거졌다. 대구시는 현재 전력 공급이 충분해 자재를 먼저 활용해도 설치 이연이나 수급 문제가 없다는 것이 한전 측 입장인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대구시는 합동 긴급회의를 열어 대응에 나섰고 추경호 대구시장도 한전 대구본부장을 만나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당장은 전력 여유가 있더라도 대형 데이터센터나 반도체·2차전지 기업을 유치하려면 2028년 준공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 전문가들 "자재 전용땐 적기 준공 불가능"


전력계통 전문가들은 글로벌 전력기기 공급망 병목 현상을 들어 자재 전용 시 적기 준공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345kV 초고압 변압기에 들어가는 고효율 전기강판과 구리 권선 등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폭증으로 극심한 품귀를 겪고 있어 발주부터 납품까지 최소 3년에서 4년의 리드타임이 걸린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대학의 한 전기공학과 교수는 "전기강판과 구리 권선은 자동차의 엔진과 미션에 해당하는 핵심이라 이를 빼가면 변전소 건립 자체가 멈춘다"며 "변압기가 현장에 안착해 엔지니어링을 거치는 데만 최소 1년이 걸리는 만큼 법정 계획을 무시한 새치기 행정은 대구의 미래 기업 유치 기회비용을 통째로 박탈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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