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칼럼] AI 시대, 경북의 전력이 세계 경쟁력이 된다

  • 이남억 경북도 공항&투자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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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11-01 17:02  |  수정 2026-11-02 09:29  |  발행일 2026-11-02
이남억 경북도 공항&투자본부장

이남억 경북도 공항&투자본부장

인공지능 경쟁의 무대가 전력으로 옮겨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이 2024년 415TWh에서 2030년 945TWh로 두 배 넘게 늘 것으로 전망했다. 이제 AI의 승부는 모델의 성능과 반도체를 넘어, 수많은 질문에 답하는 서버를 어디서, 어떤 전기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돌리느냐에서도 갈린다. 대한민국 전력 생산의 중심인 경북이 이 세계적 변화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주요국은 이미 전력을 AI 전략의 핵심에 두고 뛰고 있다. 미국에서는 빅테크가 직접 원전을 찾아 나섰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옛 스리마일섬 원전 835㎿를 재가동해 20년간 전력을 사들이기로 했고, 아마존은 2039년까지 5GW 규모의 소형모듈원전(SMR) 확보에 나섰다. 중국은 연산과 전력의 협동(算电协同) 정책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중국 국가에너지국은 최근 연산시설에 녹색전력을 직접 공급하는 사업 12건을 승인했다.


일본은 전력과 통신을 함께 설계하는 와트·비트 연계를 국가 과제로 삼고, 도쿄·오사카에 몰린 데이터센터를 홋카이도와 규슈 등 전원 가까운 지방으로 분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나라마다 방식은 달라도 결론은 같다. 전기가 있는 곳으로 연산이 가고, 연산이 있는 곳으로 산업과 자본이 모인다.


우리 제도도 같은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지역별 전기요금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고, 정부는 지난 8월 산업용 지역별 전기요금 설계안을 공개했다. 경상권과 전라권은 ㎾h당 13~18원, 최대 10%가량 요금이 낮아지는 구조다. 전기를 만드는 지역의 기여를 가격으로 인정하는 첫걸음이자, 글로벌 기업의 입지 판단을 바꿀 신호다.


경북은 이 경쟁에서 앞서 나갈 가장 탄탄한 기반을 갖췄다. 전국 원전 26기 가운데 13기가 경북에 있고, 전력거래소 2024년 자료 기준 전력자급률은 228.1%로 소비량의 두 배가 넘는 전기를 생산한다. 미국 빅테크가 멀리서 찾아 나서는 대규모 무탄소 전원을 경북은 이미 품고 있고, SMR과 수소 같은 차세대 에너지 산업까지 키우고 있다.


기업들은 이미 응답하고 있다. 삼성SDS는 지난 1월 경북도·구미시와 협약을 맺고 옛 삼성전자 구미1사업장 부지에 60㎿급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장비까지 포함하면 약 6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포항에서는 총사업비 6천억원, 수전용량 40㎿의 GPU 기반 AI 데이터센터가 정부 지역활성화 투자펀드 사업으로 선정됐다. 데이터센터는 전력장치와 냉각설비, 통신망과 운영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종합 산업이다. 경북기업이 실증과 납품으로 쌓은 운영 실적은 미국과 중동, 동남아로 급팽창하는 세계 데이터센터 시장에 진출하는 계기가 된다.


경쟁과 함께 협력의 지도도 넓혀야 한다. 미국의 하이퍼스케일러와 클라우드 기업에는 무탄소 전력과 제조 수요를 함께 갖춘 아시아 거점으로 경북을 제안할 수 있다. 일본과는 지방 거점과 손잡고 재난에 대비한 상호 백업과 기술 교류를 모색할 만하다. 중국과는 냉각·전력관리·연산 운영 분야의 공동 실증을 추진할 수 있다.


경북의 전기는 이제 송전선을 따라 떠나는 상품이 아니라, 세계 AI 산업을 끌어들이는 자산이다. 기회발전특구와 지역별 전기요금, 정책펀드라는 제도적 지렛대가 마련됐고 기업의 투자가 뒤따르고 있다. 세계가 전력을 찾아 움직이는 지금, 전력이 연산으로, 연산이 지역기업의 기술과 매출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드는 것, 그것이 AI 시대 경북이 세계에 보여줄 글로컬라이제이션의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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