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씹어야 오래 산다”…치아 건강이 전신 건강 좌우한다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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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11-08 16:45  |  발행일 2026-11-08
이를 악무는 습관부터 턱관절 소리까지… 무심코 넘기면 안 되는 구강 건강 상식
이갈이·한쪽 씹기·치아 마모 등 일상 속 궁금증, 이규복 대한턱관절교합학회장에 들어보니
이규복 대한턱관절교합학회장과 김성준 대한턱관절교합학회 영남지부장이 (음식을) 잘 씹고 잘 사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이효설기자>

이규복 대한턱관절교합학회장과 김성준 대한턱관절교합학회 영남지부장이 '(음식을) 잘 씹고 잘 사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이효설기자>

치아 건강은 단순히 음식을 씹는 기능을 넘어 전신 건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를 악무는 습관이나 한쪽으로 씹는 버릇, 턱관절 소리 등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구강 문제도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달 28일 이규복 대한턱관절교합학회장(경북대 치과대학 교수)과 김성준 대한턱관절교합학회 영남지부장(엠치과 원장)을 만나 '잘 씹고 잘 사는 법'에 대해 들어봤다.


▷ 윗니와 아랫니는 평소에 서로 닿아 있어야 정상인가요?


"의외로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편안하게 쉬고 있을 때 위아래 치아는 서로 떨어져 있는 것이 정상입니다. 이를 교합학에서는 안정공극(Freeway space)이라고 하며, 전통적으로 약 2~4mm가 기준입니다. 평소 업무에 집중하거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무의식적으로 이를 악무는 습관은 턱 근육의 피로와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입술은 가볍게 닫되, 위아래 치아는 살짝 떨어뜨리고 턱에 힘을 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한쪽으로만 음식을 씹으면 얼굴이 비대칭이 될까요?


"얼굴 비대칭은 유전, 골격의 성장, 치아 배열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한쪽으로 씹는 습관만으로 발생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한쪽으로만 씹는 습관이 오래 지속되면 좌우 저작근의 발달 정도에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양쪽을 반드시 50대 50의 비율로 씹어야 한다는 의학적 기준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양쪽 모두 편안하게 씹을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한쪽으로만 씹게 되는 원인이 충치, 치아 상실, 불편한 보철물 또는 턱관절 통증이라면 해당 문제를 먼저 치료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왜 이를 악물거나 갈게 될까요?


"일반 성인의 약 25.9%가 이악물기, 이갈이 행동을 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된 바 있습니다. 즉 이악물기·이갈이는 평가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상당히 흔한 현상입니다. 특히 수면 중 이갈이는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수면과 관련된 여러 생리적 요인이 관여해 심한 경우 치아 마모와 파절(破折·치아 일부가 깨지거나 부러진 상태), 턱 근육 통증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치과에 방문해 치아 손상이나 통증의 정도를 진단하고, 필요시 구강장치 등을 이용한 관리를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턱에서 '딱딱' 소리가 나요. 반드시 치료해야 하나요?


"턱관절에서 소리가 나는 것은 비교적 흔한 현상입니다. 국내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성인 10%가 턱관절 소리를 경험하며, 특히 19~24세에서는 약 19%로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턱관절 소리는 주로 관절 내부의 관절원판 위치나 움직임의 변화와 관련돼 나타납니다. 그러나 소리가 난다고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통증이 없고 입을 벌리거나 음식을 씹는 데 불편함이 없다면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를 관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통증이 동반되거나 입이 잘 벌어지지 않고 턱이 걸리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전문적인 진료가 필요합니다. 평소 질기거나 딱딱한 음식을 과도하게 씹거나 일부러 턱에서 소리를 내는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아가 잘 맞지 않으면 두통이나 목·어깨 통증도 생길까요?


"턱을 움직이는 근육과 머리·목 주변 근육은 기능적으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2023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턱관절 장애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편두통이 동반되는 정도가 약 2.8배, 긴장형 두통은 약 2.5배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그러나 두통이나 목·어깨 통증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치아를 갈아 교합을 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음식을 잘 씹으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까요?


이규복 대한턱관절교합학회장과 김성준 대한턱관절교합학회 영남지부장이 (음식을) 잘 씹고 잘 사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이효설기자>

이규복 대한턱관절교합학회장과 김성준 대한턱관절교합학회 영남지부장이 '(음식을) 잘 씹고 잘 사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이효설기자>

"잘 씹는 능력은 단순히 음식을 잘게 부수는 기능을 넘어 영양 섭취와 전신 건강, 나아가 건강한 노후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자연치아가 20개 이상 남아 있는 것이 적절한 저작 기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기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대한치과보철학회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60세 이상 한국인 약 1만 4천 명을 분석한 결과 자연치아가 1개 적을 때마다 사망위험이 약 1.2% 높았고, 8개 적을 경우 약 10% 높게 나타났다. 특히 자연치아가 20개 미만인 경우 20개 이상인 사람에 비해 10년 생존율이 약 14.9%포인트 낮게 보고됐다.


▷치아를 상실했을 경우 보철치료를 꼭 해야 할까요?


"치아를 상실했더라도 임플란트나 틀니 등 보철치료를 받은 사람은 치료받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위험이 약 15.5% 낮게 나타났습니다. 또 후속 연구에서는 치아 상실이 심장질환 사망위험과도 관련되며,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 환자에서 그 연관성이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 물론, 이러한 결과가 치아 상실이 직접적으로 수명을 단축하거나 보철치료만으로 수명을 연장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러나 치아 건강이 단순한 구강의 문제를 넘어 전신 건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중요한 연구 결과입니다."


▷마모된 치아는 어떻게 치료하나요?


"평균수명이 증가하면서 자연치아를 사용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치아 마모도 더욱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치아 마모 비율은 20세 3%, 70세 17% 정돕니다. 치아 마모는 오랜 기간 음식을 씹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이갈이나 이악물기, 산성 음식과 음료, 위산 역류 등 영향으로 더욱 심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치아의 가장 바깥층인 법랑질은 한번 소실되면 자연적으로 재생되지 않습니다. 마모가 심해 치아가 시리거나 씹는 기능과 심미성이 저하되면 레진이나 세라믹으로 치아 형태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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