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유일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지원 인프라인 지능형반도체개발지원센터(대구시 산격청사 201동) 전경. 대구시 제공
반도체 팹(생산공장) 유치전에서 분루를 삼킨 대구가 '시스템 반도체'에서 희망의 싹을 틔우고 있다. 지역 로봇·미래모빌리티 산업 및 인재양성 기반을 활용해 반도체 설계·검증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들이 잇따라 대구에 거점을 마련하면서 비수도권 시스템반도체산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5일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 지역 내 거점을 확보한 시스템반도체(팹리스) 관련 기업은 13개사로 파악된다. 차량용 반도체 전문기업 텔레칩스를 비롯해 글로벌 차량용·전력반도체 기업 인피니언테크놀로지스, 반도체 설계자산(IP) 전문기업 칩스앤미디어 등 면면도 화려하다. 비수도권에서는 대전과 함께 팹리스 생태계가 가장 공고히 구축된 지역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반도체는 크게 메모리반도체(D램·낸드플래시)와 시스템반도체(CPU·센서 등)로 나뉜다. 국내 시장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앞세운 메모리 비중이 압도적이지만, 세계 시장에선 오히려 시스템이 더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한다. 이 같은 시장 잠재력에 주목한 대구시는 2022년부터 차량용·AI 반도체를 중심으로 설계·검증 역량을 키워 왔다.
팹리스 기업들이 대구에 둥지를 트는 배경에는 비수도권 유일 팹리스 설계·검증 지원 인프라가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작년 산격청사에 총 189억원을 들여 지능형반도체개발지원센터를 개소했다. 올해는 고신뢰반도체검증지원센터 구축을 추진하며 반도체 설계부터 검증·실증, 상용화까지 아우르는 기업지원 체계를 확대하고 있다.
비수도권 최고 수준의 인재양성 기반도 빼놓을 수 없다. 대구는 마이스터고부터 경북대 반도체 특성화대학·대학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계약학과까지 생산·설계·연구개발 인력을 아우르는 양성 체계를 갖췄다. 로봇·미래모빌리티 관련 기업 집적 등 시스템반도체의 잠재 수요처도 풍부하다는 분석이다. 김경호 한국AI반도체팹리스산업협회장은 "대구는 시스템반도체 팹리스 지원 인프라와 우수한 설계인력, 풍부한 수요산업을 모두 갖췄다"며 "대한민국 대표 시스템반도체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대구시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엽
대구시청 경제부서와 산업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작은 목소리도 끝까지 듣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