팹 유치 실패 아픔 딛고…시스템반도체 싹틔우는 대구

  • 이승엽
  • |
  • 입력 2026-11-05 20:24  |  발행일 2026-11-05
팹 대신 설계·검증 중심으로 돌파구 모색
텔레칩스·인피니언 등 관련기업 13개 집적
인재양성 기반에 로봇·모빌리티 수요까지
비수도권 유일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지원 인프라인 지능형반도체개발지원센터(대구시 산격청사 201동) 전경. 대구시 제공

비수도권 유일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지원 인프라인 지능형반도체개발지원센터(대구시 산격청사 201동) 전경. 대구시 제공

반도체 팹(생산공장) 유치전에서 분루를 삼킨 대구가 '시스템 반도체'에서 희망의 싹을 틔우고 있다. 지역 로봇·미래모빌리티 산업 및 인재양성 기반을 활용해 반도체 설계·검증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들이 잇따라 대구에 거점을 마련하면서 비수도권 시스템반도체산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5일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 지역 내 거점을 확보한 시스템반도체(팹리스) 관련 기업은 13개사로 파악된다. 차량용 반도체 전문기업 텔레칩스를 비롯해 글로벌 차량용·전력반도체 기업 인피니언테크놀로지스, 반도체 설계자산(IP) 전문기업 칩스앤미디어 등 면면도 화려하다. 비수도권에서는 대전과 함께 팹리스 생태계가 가장 공고히 구축된 지역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반도체는 크게 메모리반도체(D램·낸드플래시)와 시스템반도체(CPU·센서 등)로 나뉜다. 국내 시장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앞세운 메모리 비중이 압도적이지만, 세계 시장에선 오히려 시스템이 더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한다. 이 같은 시장 잠재력에 주목한 대구시는 2022년부터 차량용·AI 반도체를 중심으로 설계·검증 역량을 키워 왔다.


팹리스 기업들이 대구에 둥지를 트는 배경에는 비수도권 유일 팹리스 설계·검증 지원 인프라가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작년 산격청사에 총 189억원을 들여 지능형반도체개발지원센터를 개소했다. 올해는 고신뢰반도체검증지원센터 구축을 추진하며 반도체 설계부터 검증·실증, 상용화까지 아우르는 기업지원 체계를 확대하고 있다.


비수도권 최고 수준의 인재양성 기반도 빼놓을 수 없다. 대구는 마이스터고부터 경북대 반도체 특성화대학·대학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계약학과까지 생산·설계·연구개발 인력을 아우르는 양성 체계를 갖췄다. 로봇·미래모빌리티 관련 기업 집적 등 시스템반도체의 잠재 수요처도 풍부하다는 분석이다. 김경호 한국AI반도체팹리스산업협회장은 "대구는 시스템반도체 팹리스 지원 인프라와 우수한 설계인력, 풍부한 수요산업을 모두 갖췄다"며 "대한민국 대표 시스템반도체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대구시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자 이미지

이승엽

대구시청 경제부서와 산업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작은 목소리도 끝까지 듣겠습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