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민복기 초대 회장 “AI·바이오 메디시티, 대구 의료의 새 도약”
메디시티대구협의회가 눈물을 머금으며 해산(2023년 5월)한지 2년여 만에 지난 18일 새롭게 출범했다. 일종의 부활이다 .명칭도 'AI 바이오·메디시티대구협의회'로 바꿨다. 인공지능(AI)과 바이오 기술을 품고 재도약하기 위해 몸부림쳐온 결과물이다. 이는 지역 의료계와 행정, 산업계, 시민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시대적 책무이기도 하다. 협의회 초대 회장으로 선출된 민복기 대구시의사회장은 어깨가 무거울 수 밖에 없다. ▶'AI 바이오·메디시티대구협의회' 로 재출범한 이유는. "이제 의료는 더 이상 의사와 환자만의 관계에 머무르지 않는다. 첨단 과학기술과 산업, 글로벌 네트워크와 긴밀히 연결되어야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대구는 2009년 전국 최초로 '메디시티 대구'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도시 차원에서 의료를 전략산업으로 육성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과 사회적 변화 속에서 새로운 도약이 필요했고, 의료·바이오·AI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러한 공감대 속에서 5개 의약 단체, 대학, 기업, 관계기관, 대구시가 머리를 맞대 출범을 추진하게 됐다." ▶새 협의회 명칭에 'AI'와 '바이오'가 포함된 이유는. "지금 의료 패러다임은 이미 데이터 기반 정밀의학, 바이오헬스 중심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협의회는 지역 대학·연구소·기업이 함께 협력해 AI 진단·예측 시스템을 실제 진료 현장에 적용할 것이다. 영상의학 분야에서 AI를 통한 조기 진단, 만성질환 재입원 예측 알고리즘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바이오 분야에선 신약 개발과 의료기기 혁신을 지역 산업과 연계해 첨단의료복합단지와 함께 연구개발과 임상이 동시에 이뤄지는 생태계를 만든다. 기존 협의회가 의료서비스와 시민 건강증진을 중심에 뒀다면 새 협의회는 의료·산업·기술이 융합하는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것이다." ▶신설될 '지역 필수보건의료위원회'와 '위기대응 거버넌스위원회'의 역할은. "지역 필수보건의료위원회는 응급, 분만, 소아진료, 심뇌혈관질환 등 시민 생활과 직결된 필수의료 인프라를 지키기 위해 출범한다. '대도시 대구'라고 해도 분만실이 줄고 소아청소년과는 위기를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안심하고 필요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역 의료계와 지자체, 상급병원, 대학병원이 함께 힘을 모을 것이다. 위기대응 거버넌스위원회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지진·화재 같은 대형 재난 상황에 대비하는 일종의 컨트롤타워다. 팬데믹이 엄습했던 당시 보건의료계와 행정, 산업계, 시민단체, 군·경·소방 간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직접 경험했다. 앞으로는 이 경험을 제도화해 위기 상황에서 더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겠다." ▶팬데믹 이후 위축된 의료관광산업 진흥에도 협의회가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새 협의회는 AI 기반 원격상담 플랫폼, 맞춤형 검진 서비스, 다국어 안내 시스템, 의료 연계 숙박 등을 통합 운영해 국제 경쟁력을 한층 높일 것이다. 의료관광을 단순한 진료 차원이 아니라, 지역 산업·문화·관광 자원과 결합한 융합형 상품으로 발전시키는 게 목표다." ▶시민과 환자의 목소리는 어떻게 반영할 계획인가. "협의회가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시민과 환자들 의견이 많이 반영돼야 한다. 이번에도 시민단체 건의로 지역 필수보건의료위원회와 위기대응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했다. 간호사회가 제안한 대구경북 시·도민 건강을 위한 다양한 의료봉사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는 시민참여위원회, 자문단, 정기 공청회 등을 통해 시민의 목소리를 꾸준히 반영하겠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대구의 의료와 미래 첨단산업, 시민 건강을 위한 새로운 도약이 필요하다. 당장은 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와 같은 현안에 집중하고, 장기적으로는 필수의료를 지키며 AI·바이오 혁신, 의료관광, 산업, 교육을 부흥시켜 대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시민과의 동행'이다. 대구경북 시도민이 체감하는 진정한 '메디시티 대구'를 반드시 만들어가겠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2025.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