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나는 과연 어디쯤인가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다. 그런 인간들이 모인 사회 또한 불완전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불완전함을 알고 있기에, 보다 완전한 사회를 꿈꾸며, 인간은 법과 제도를 비롯한 규칙들을 만들었다. 하지만, 불완전한 인간에게서 비롯된 모든 것은, 역시나 불완전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 인간이 고안해 낸 규칙들은 완벽하지 않다. 비극은 이곳에서부터 시작된다.인간의 불완전함은 어쩌면 그 자체로 완성인지도 모를 일이다. 명백히 규정되지 않은 이 세상의 모든 요소들은, 개별적이고, 상대적이고, 상황적인 특징들을 갖고 있다. 이 모든 요소들을 완벽히 통제하고 정의하고 객관화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변화무쌍하며 서로 상반된 요소들이 공존하는 것이 우주이자, 세계이고 또 인간일 것이다. 그렇기에 갈등과 반목을 반복해 왔고, 그렇기에 지리멸렬한 퇴보도, 눈부신 발전도 이어왔다. '혼란'은 불가피하다.굳이 정치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보수'와 '진보'는 곳곳에서 존재한다. 소위 '고수하려는 자'와 '혁신하려는 자'로써 말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상반된 두 요소가 공존하며 추구하는 '완전하고자 하는 의지'일 것이다. 진보와 보수는 서로에게 기댄 채 의지하며 불완전한 인간과 불안전한 사회를 극복해 나가는 것에 그 가치가 있다. 바꿔 말해, 보수가 없는 진보는 무의미하고, 진보가 없는 보수 또한 가치가 없다.간혹 무섭다는 생각이 드는 건, 서로가 서로를 무찔러야 하는, 멸절시켜야 하는 존재로 인식하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곤 한다는 것이다.예술계에도 보수와 진보가 존재한다. 전통을 고수하고 정통성을 유지하려는 측과,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는 측으로 말이다. 기성과 신진으로 불리우기도 하는 이 양 극단은, 한편으론 공존해야 하는 요소들이지만, 함께 하기엔 불편한 것도 사실이다. 적어도 예술계에서만큼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한편으론 예술계이기에 더 고집스러울 것이라고도 생각한다.우린 모두가 불완전하기에, 저마다 최선을 다해 '완전함'을 추구하고, 행동하고, 설파하기 때문일 것이라 믿고 싶다. 그것이 유의미한가에 대해선 회의적이지만.최근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이유로 양 진영의 갈등과 충돌을 경험한다. 전혀 다른 말을 하면서도, 아이러니하게 상대 진영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부족한 태도는 똑같아 보인다. 그 중간 즈음, 어정쩡하게 서 있는 나를 되돌아보며, 나는 과연 어느쪽인가를 생각해보곤 한다.전호성 플레이스트 대표(극작가 및 연출가)
2020.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