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대형마트 등 대규모 유통업체의 불공정 거래 행태에 제도적으로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국회에서 이를 규제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됐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은 최근 ‘대규모 유통업체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규모유통업법)을 대표발의했다. 경제적 강자인 대규모 유통업체들이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오랫동안 관행적으로 불공정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현행 ‘대규모유통업법’은 대형유통업체와 납품업체 간 계약에 있어 표준거래계약서를 사용하고 그 계약서를 납품업체에 교부하며 계약종료일로부터 5년간 보존토록 해 대형유통업체가 거래상 지위를 남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초 공정거래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대규모 유통업체는 △거래행태 △납품방법 △상품대금의 지급방법 △판매수수료 △반품조건 △판매장려금의 지급시기 및 횟수·비율·액수 등을 공란으로 두거나 이러한 백지계약서를 여러장 받아두고 필요할 때마다 핵심내용을 기재하는 방법으로 불완전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해외 유명브랜드사의 계약서에는 거래행태, 대금지급조건 및 기간, 매장별 판촉사원 파견, 판매규모별 판매수수료 현황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하고 교부하는 등 국내업체와 차별취급하는 이중적 거래행태를 보여줬다.
이에 김 의원은 개정안을 통해 대규모 유통업체가 납품업자와 체결하는 모든 계약서 사본을 공정위에 제출하고, 계약서를 받지 못한 납품업자는 계약내용의 확인을 요청한 서면과 그 내용에 대한 회신서 사본까지 공정위가 보관하는 한편, 이를 지키지 않는 대규모 유통업체에는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법률안이 개정되면 계약서 작성 사후에 대규모유통업체가 임의로 정하는 조건을 강제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불공정 거래행태가 줄어든다. 그리고 법적인 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공정위에서 보관하고 있는 명시적인 계약서 등이 기본적이고 결정적인 증거로 활용돼 중소납품업체의 입증책임에 대한 어려움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김 의원은 27일 법안 발의 배경으로 “대구시 경제통상국장 시절부터 유통약자인 중소납품업체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었다. 특히 국회의원 당선 후 새누리당 소상공인·중소기업 활성화 정책팀 간사를 맡으면서 이러한 문제들이 소상공인의 단순한 구호나 외침이 아닌 서민의 생계와 직결된 문제임을 직접 피부로 느끼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서민들이 제기하는 문제를 체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국회의원이 할 수 있는 것은 좀 더 실효성 있는 법안을 만드는 것으로 생각했다”며 “여·야가 ‘경제민주화’라는 화두에 신경을 쓰고 있는 만큼 개정안이 대규모 유통업체와 중소납품업체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한 첫 걸음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종무기자 ykjmf@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