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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은 <극단 온누리 기획실장> |
가을이 되면서 축제나 행사가 많아졌다. 지난 주말만 하더라도 대구 성서 호림나루 공원의 마라톤, 칠곡보 생태공원 낙동강축제 등. 필자가 본 축제는 이 정도였다.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가을의 풍성함을 즐기려는 듯 발표회를 갖는 곳이 많다. 따라서 발표회 준비를 위해 연극을 준비하는 학교도 많고, 그러다 보니 필자에게도 많은 일이 들어온다. 그 외에도 의성에 있는 어르신들의 공연을 준비하고 그 공연의 준비를 위해 극단 식구들도 함께하기로 하였다.
일정을 준비하며 필자가 속해있는 극단도 초청을 받아 울릉도로 공연을 갔다. 필자도 공연을 함께하고 싶었지만 짜인 일정 탓에 대구에 남게 되었다. 지극히 평화롭고 풍성한 가을을 맞이하고 있다고 느꼈다. 더불어 나에게 주어진 일이 많음에 감사하며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삶은 참으로 매 순간 눈을 뜨게 한다. 포항에서 울릉도로 잘 들어간 배는 원래 나오기로 한 날, 울릉도에서 포항으로 다시 나오지 못했다. 비바람이 불어 배가 나오지 못하게 되었단다. 그런데 그 순간부터 나는 나에게 불지 않는 비바람, 울릉도에서 불고 있을 그 비바람을 느껴야했다. 남은 일정을 소화할 수 있도록 누군가를 섭외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일정을 소화해 줄 만큼 한가한 이는 주변에 많지 않았다. 여기저기 수소문을 하고 일정을 이리보고 저리봐도 해답이 보이지 않았다.
그 순간부터 내 인생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던 울릉도의 배 소식에 모든것을 맡기게 되었다. 울릉도 배 한 척의 운항에 필자의 수업일정은 조정돼야 하고, 이는 내가 가던 학교의 공연준비일정에 영향을 주게 되고….
말로만 듣던 나비효과. 울릉도 배 한 척에, 그 비바람 안에서 나는 이러했다. 확장시켜 생각해 보면 배를 타지도 않은 나 하나가 이러한 영향을 받고, 또한 영향을 주었는데, 그 안에서 오가지도 못하던 그 사람들은 어떠했을까. 나는 어떤 이의, 어떤 상황의 나비효과가 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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