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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주는 많은 소재들 중 둥근 보름달이 작품의 소재로 많이 등장합니다.
최근 들어 도예가들이 달항아리 전시를 많이 하고 이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습니다. 작품 가격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조선도자예술의 백미라며 가장 한국적인 미의 원형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김환기, 도상봉 같은 유명화가들이 달항아리의 미적 가치를 일찍 발견하고 그림의 소재로 사용하여 많은 작품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 달항아리를 단지 작품 속의 소재로 여길뿐 요즘 같은 특별한 관심이나 가치에 대한 인식은 부족했습니다. 필자 또한 기본적인 상식 없이 그저 큰 항아리로만 생각하고 작업하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40㎝ 이상 되는 ‘백자대호’라야 달항아리인 것으로 잘 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표면에 아무런 장식이 없고 둥근 달을 연상시키는 형태를 갖추고 있다면 작다 하더라도 달항아리라 할 수 있습니다.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달항아리 제작은 성형 후 말릴 때, 구울 때 두 번의 수축이 일어나 최고 30~40%까지 줄어들기도 합니다. 덩치가 큰 항아리는 물레에 올려서 한 번 만에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상하 반씩 따로 만들어 두 쪽을 접합하여 완성합니다. 큰 항아리는 구울 때 무게를 이기지 못해 주저앉으며 형태가 변형되거나 파손되기도 합니다. 그나마 형태가 변형되는 건 다행입니다. 실금이 가거나 벌어지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허탈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달항아리를 볼 때는 전(구연부)의 각도와 길이를 먼저 봅니다. 전은 조선 초기에 눕혀져 있다가 후기로 오면서 90도로 세워지고, 전의 길이도 짧다가 후기에 길어집니다.
전체 형태는 높이가 10일 때 폭이 9 정도가 가장 이상적입니다. 그저 둥근 달 모양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조선 후기로 오면서 폭이 크고 키가 작은 주판알 같은 모양으로 나타나다 나중에는 고구마처럼 폭보다 키가 큰 길쭉한 모양으로 나타납니다. 이는 제작 기술의 감퇴현상이라 하지만, 이 또한 아름다운 형태이며 이를 더 선호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작품제작이나 감상법은 이러하지만 현대의 작품은 어떠한 형식에 구애 없이 작가가 만들어두고 보아 만족하면 좋은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전통에 구속되지 않고 가장 현대적인 새로운 도자기 달항아리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오늘도 흙을 두드려 봅니다.
이태윤<도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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