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문해교육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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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1-14  |  수정 2014-11-14 07:51  |  발행일 2014-11-14 제18면
[문화산책] 문해교육을 아시나요

지난가을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특별전’을 다녀왔다. 시화 한 편, 한 편마다 눈길 끌기에 충분한 작품들이었다. 특히 두 작품은 마음마저 끌어당겼다.

“어릴 적/ 할머니 다리에 누워/ 옛날 얘기를 들으며/ 잠이 들곤 했었는데/ 우리 손주는/ 책을 가져와/ 읽어달라고 하니/ 무서워 죽겠다/ 말로 하는 이야기라면/ 손으로하는 음식이라면/ 손주 놈이 해달라는 대로/ 해줄 수 있으련만/ 달려가 보듬어 안고파도/ 손주 놈 손에 들린/ 동화책이 무서워/ 부엌에서 나가질 못한다.”(무서운 손자, 강춘자)

“자식들 기르며 앞만 보며 살아왔는데/ 나이 들어 친구들과 함께 간 노래방/ 글씨모르는 걸 들킬까봐/ 마이크도 한번 잡지 못했다/ 이곳에 이사와 부끄러움 던져버리고/ 한글 공부 시작했지/ 한 자 한 자 알아가니/ 거리의 간판글씨가 눈에 쏙쏙/ 남편 칠순 잔치/ 마이크 들고 자신있게 노래하며/ 가슴이 벅찼던 그 때의 기쁨/ 새로 태어난 것 같은 행복세상”(행복, 김종윤)

현대에 와서는 ‘문해(文解)’의 개념이 단순한 문자의 해독 능력이나 읽기·쓰기·셈하기 능력의 보유수준을 넘어서, 일상적 사회생활을 하는 데 필수적으로 요청되는 기본생활 기능이나 사회적 의식의 수준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 가운데 중학 학력 미만 인구는 약 577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15.7%가 문해 교육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통계청, 2010).

이에 대구시 교육청은 대구내일학교(명덕초등, 성서초등, 금포초등)와 대구제일중에 초·중등학력인정 문자해득교육 프로그램을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다. 구청과 민간에서도 마을의 경로당이나 주민센터 등에서 ‘찾아가는 한글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또 대구평생교육진흥원에서는 성인문해교육교원 연수과정을 열어 문해교사를 양성하고 있다.

책읽기 좋은 계절이다. 등화가친(燈火可親)은 중국 당나라의 대문호인 한유가 아들에게 책 읽기를 권장하기 위해 지은 시 ‘부독서성남시(符讀書城南詩)’에서 유래됐다. 자식들 기르느라 앞만 보며 살다가 배움의 기회를 놓쳐버린 우리 어머니, 아버지! 돌아오는 가을엔 손주에게 동화책을 더 당당하게 읽어줄 수 있고, 맘껏 노래 부를 수 있도록 문해의 등(燈)을 밝혀드리는 것이 자식 된 도리가 아닐까.
이정미 <대구경북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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