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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의불결(狐疑不決)’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여우는 의심이 많아 결단을 잘 내리지 못함을 비유하는 말이다. 이 고사성어의 유래를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강의 얼음이 막 얼기 시작할 때에 사람들은 섣불리 건너지 못하고 먼저 여우들을 건너가게 하였다. 여우는 영리한 동물로 청각이 매우 뛰어나 얼음 위를 걸으면서도 이상한 소리가 나면 곧 얼음이 갈라지는 것을 예감하고, 재빨리 강가로 돌아온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우가 강을 다 건너간 것을 확인한 후 안심하고 수레를 출발시킨다.
이 이야기에서 서로 믿지 못하고 의심하면서 살아가는 우리의 세상이 비추어진다. 의심이 많아 어떠한 일도 결행하지 못하고, 서로가 믿을 수 없는 현실에 안타까움이 밀려든다. 지위가 높은 사람이든, 지위가 낮은 사람이든 누구의 말과 행동을 믿을 수도 없고 믿어 주지도 않은데 사회에서 무슨 일이 잘 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경제를 살리자는 구호가 세상을 덮고 있지만, 국민이 믿어주지 않으면 국가는 무엇을 할 수 있으며, 잘 될 수 있는가?
우리 사회 여기저기에서 무너진 신뢰를 자주 확인하기도 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전개되는 과정 속에서 무너진 신뢰를 경험하지 않았던가? 이제 우리 사회는 신뢰의 길을 찾기 위한 많은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신뢰는 머리가 아닌 가슴과 마음을 열어 주며, 사람들을 활기차게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한 개인에게 있어서도 그 사람에게 책임을 맡기고, 신뢰한다는 사실을 알게 하는 것만큼 한 사람을 성장하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처럼 신뢰는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신뢰를 쌓으려면 많은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신뢰는 진정성이 내재된 경험을 꾸준하게 축적하는 일을 신중히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가에 의해 그 생명력이 좌우된다. 하지만, 신뢰는 한 순간에 무너지는 만큼 가장 무서운 것도 신뢰일 것이다. 이젠 서로 믿을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신뢰가 있어야만 경제도, 안전에 대한 책임감도 회복될 것이다. 결국 신뢰가 있어야만 되는 일이 있다는 것이 아닌가! 박은미<경북여성정책개발원 새일지원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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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신뢰의 길을 찾아서](https://www.yeongnam.com/mnt/file/201411/20141124.01023081205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