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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병수 <대구동구문화재단대표> |
구미 출신의 남성 듀오, 가수 ‘10㎝’가 이태 만에 음반을 냈다. 지난달 미디어 쇼케이스를 가진 3집 앨범의 타이틀 곡은 ‘쓰담쓰담’. 너무나 달달한 러브송이다. 달아도 벌꿀처럼 단 것이 아니라 아예 사카린 급이다. 뮤직 비디오도 19금(禁) 판정을 받아 애들은 볼 수가 없다.
10㎝는 젬베를 두드리는 보컬 권정렬과 기타를 치며 코러스를 담당하는 윤철종, 두 악동으로 이루어졌다. 키가 10㎝ 차이라서 이름을 그렇게 지었단다. 얼마 전만 해도 홍대거리에서 슬리퍼를 신고 버스킹을 하던 인디밴드였다. 이들이 ‘음란마귀’가 될 줄 누가 알았을까.
데뷔 불과 5년 만에 가요계에 존재감이 장난이 아니다. ‘아메리카노’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 ‘안아줘요’ 등 발표하는 곡마다 히트를 쳤다. 인기 프로 ‘무한도전’에 나와서는 ‘죽을래, 사귈래?’를 외쳐대며 승승장구를 했다. 잠실 체조경기장에서의 단독 콘서트도 대성공이었다.
언젠가 10㎝가 천마아트센터에 왔을 때, 아들 녀석이 표를 구해달라고 했다. 론칭과 동시에 매진이 되었단다. 그때는 10㎝가 가수 이름이 아니라 티켓의 길이인 줄 알았다. 이후 부자가 함께 10㎝의 팬이 됐다. 낭랑한 어쿠스틱밴드라 나이와도 상관이 없다.
노래 ‘쓰담쓰담’은 후렴구의 중독성이 아주 강하다. 거의 치명적이다. ‘쓰담쓰담쓰담쓰담 해볼까요, 토닥토닥토닥토닥 해드릴까요’ 하고 속삭이는데 당해낼 재간이 없다. 귀가 팔랑귀인지 하루 종일 흥얼거린다. 그렇다고 은근은근 야시시한 ‘논네’라고 주변의 오해를 받으면 그건 곤란하다.
쓰담쓰담은 젊은 연인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쓰담쓰담은 꼭 필요하다. 수능에 잔뜩 시달린 수험생에게도 쓰담쓰담이 있어야 한다. 사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반려동물도 쓰담쓰담으로 산다. 거리의 ‘길냥이’도 쓰담쓰담으로 유혹할 수 있다.
세모에 한 여인의 ‘땅콩회항’ 사건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후폭풍이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다. 화가 났다가도 그만한 일로 구속영장까지 친다니 안쓰럽기도 하다. 그녀는 10㎝의 쓰담쓰담을 알고 있을까. 아마 모를 것 같다. 쓰담쓰담만 들었으면 그런 불행은 애초에 없었을 테니까. ‘쓰담쓰담’ 해줄까요? ‘토닥토닥’ 해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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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쓰담쓰담](https://www.yeongnam.com/mnt/file/201412/20141217.01023080316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