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대구 달서구에 있는 스리랑카 법당에서 신도들이 둘러앉아 스님의 말씀을 듣고 있다. 스리랑카 법회에서는 스님과 신도들이 하얀 실을 나눠 가진 채 기도를 올린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한때 언급 자체 금기시된
남방불교도 전래돼 확산
대구 이곡동 스리랑카법당
일요일 200∼300명 예불
“주변 땅 매입, 사찰 건설”
한국의 종교지도가 바뀌고 있다. 불교·기독교·가톨릭과 같은 전통적으로 강세인 종교를 넘어 이슬람, 힌두교 등 이국적인 새로운 종교들이 조금씩 세를 불리고 있다. 해외 유학생과 이주민 등이 늘면서 이들이 믿는 종교까지 자연스럽게 뿌리를 내리는 것이다.
14일 오전 대구시 달서구 이곡동 한 건물 4층.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니 낯설고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한눈에 보기에도 생경스러운 스리랑카식 법당이 차려져 있었다. 일반 가정집을 개조한 법당에서 30~40명의 스리랑카 신도들이 스님과 함께 법회를 열고 있었다.
이날 법회는 한국의 여느 사찰에서 보던 것과 닮은 듯, 닮지 않은 풍경이었다. 법당의 중앙에는 3개의 부처상이 각기 다른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스리랑카 현지에서 공수한 회색 부처상이 가운데를 차지하고, 왼쪽에는 몽골 간단사에서 기증받은 몽골식 목불을 앉혔다. 오른쪽에는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황금색 동불이 자리를 잡았다. 스리랑카 부처의 형상이 가장 크고 중후해 보였지만, 실제로는 소재가 가벼워 한 손에 들 수 있는 정도다.
법당 관계자는 “스리랑카는 한국식 대승불교가 아니라 부처시대의 모습과 전통을 그대로 따르는 남방불교의 전통을 잇고 있다”며, “법당을 꾸민 꽃장식이나 작은 소품들까지 모두 스리랑카 현지에서 가져와 신도들이 직접 내부장식을 했다”고 전했다.
추운 날씨에 실내 공기마저 차고 얼어있었다. 신도들은 작은 전기난로 하나에 의지한 채 조용히 경건한 의식을 치르기 시작했다. 특이하게도 한국의 사찰에서는 신도들이 절을 찾으면 부처님에게 먼저 절을 하고 스님에게 인사하는데, 스리랑카 법당에서는 순서가 뒤바뀌었다. 승가중심인 스리랑카에서는 신도들이 스님에게 먼저 인사를 올리고, 부처님에게 절을 한다.
스리랑카 법당 완사 주지는 “매주 일요일 법회를 열고 있다. 오늘은 신도들이 정성껏 준비한 음식과 가사(스님의 옷)를 스님에게 전하는 가사공양 법회 ‘카티나 치와라다나’를 약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티나는 팔리어로 ‘광대하다’, 치와라는 ‘가사’, 다나는 ‘공양, 시주, 보시’의 뜻이다. 스리랑카에서는 신도들이 스님에게 가사공양을 올리는 것을 무량공덕을 쌓는 일로 여긴다.
법회에 들어가자 한국의 사찰에서 볼 수 없던 장면이 연출됐다. 스님은 가방에서 하얀색 실패를 꺼내 옆사람에게 전했다. 세 가닥으로 꼰 흰 실 실패가 옆으로 옆으로 전해지더니 이내 자리에 있던 모든 신도가 가느다란 실가닥에 의해 하나로 연결됐다. 법당 관계자는 “스리랑카와 같은 남방불교에서는 하얀 실의 의미를 ‘깨끗한 마음’이라고 믿는다”며, “세 가닥으로 꼰 실은 불가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3보, 즉 ‘불’ ‘법’ ‘승’을 상징하게 되며, 이들이 하얀 실을 나눠 갖는 것은 3보 안에서 모든 불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부처님 말씀을 받아들인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법회에서 사용되는 언어도 한국과 사뭇 달랐다. 부처가 활동하던 시기의 언어인 팔리어를 사용했다. 완사 스님은 “남방불교는 부처님의 말씀을 있는 그대로 전하기 때문에 원전불교, 근본불교라고도 한다. 우리 법회에서는 부처님 시대의 언어인 팔리어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현재 대구지역에 진출한 스리랑카 법당은 한 곳이다. 대구지역 불교사회복지법인인 함께하는세상이 건물을 마련하고, 스리랑카 신도들이 매달 임차료를 부담한다. 법회가 열리는 일요일에는 인근 성서지역은 물론 달성공단, 구지, 경산 진량 등 대구전역에서 200~300명까지 참석한다.
함께하는세상 이수찬 사무처장은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외국인 이주민들이 늘면서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나아가 법당을 만들고 있다”며, “스리랑카 법당 주변에는 유흥시설이 많아 장기적으로 땅을 매입해 사찰을 지을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김은경
이현덕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상] 대구 당선인들의 당찬 출발 알림···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선증 교부식](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606/news-m.v1.20260608.b15f2d693d2847bbb7551e6037890bb9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