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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병수 <동구문화재단 대표> |
담배 피우는 사람은 설 땅이 없다. 이젠 식당이나 술집은 물론 집에서도 피울 곳이 없다. 가족에 밀려 아파트 베란다에 나가 오들오들 떨며 피워도 위층에서 여지없이 경고가 주어진다. 길에서 피우지 않느냐. 천만의 말씀이다. 동성로 같은 곳에서 담배를 피우다간 경을 치기 십상이다.
1990년대만 해도 공항은 물론 기내에서도 담배를 피웠다. 버스나 열차 안에서 피우던 때는 그야말로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이다. 요즘은 길에서라도 담배를 피우다가 연세든 할머니나 아이를 동반한 아낙을 만나면 눈총은 기본이요, 멸시가 다반사다. 점잖은 이가 할 짓이 아니다. 보기에 참으로 딱하다. 한때는 담배가 어른들의 기호품으로 나름 대접을 받았다. 담배가 바로 권위 그 자체였던 적도 있다. 사랑방에서 딱딱 들려오는 할아버지의 담뱃대 소리에 온 가족이 숨을 죽였다. ‘임어당(林語堂)’ 선생처럼 담배예찬론을 펴자는 것이 아니다. 그러면 안 된다는 양식 정도는 있다.
그렇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죽어도 싸다. 그러나 설사 죽을죄를 지었다 하더라도 세상에는 경우가 있다. ‘담배가 그렇게 나쁘면 왜 판매를 허락하느냐’고 웅얼거려 보지만 들은 척도 안 한다. 세상에나, 그렇게 두 배 가까이 왕창 올라가는 물가가 어디 있나. ‘호갱’도 그런 ‘호갱’이 없다.
담배 피우는 사람은 애국자란 말이 있다. 담배가 세금덩어리라는 것을 감안하면 틀린 말이 아니다. 우선 담배소비세가 있다. 원래는 국세였는데 지금은 지방세다. 대구시, 경북도의 재정을 흡연자들이 꾸려간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지방교육세도 있으니 교육도 마찬가지다. 건강증진기금도 들어 있다. 담배 피우는 사람에게 돈을 걷어 안 피우는 사람을 살리는 격이다. 폐기물부담금은 왜 들어있을까. 담배꽁초 때문이다. 이렇게 온갖 세금을 내고도 흡연자는 고개 숙인 죄인이다.
정부는 이번 담뱃값 인상으로 2조8천억원의 세금이 더 걷힐 것으로 예상한다. 국회는 무려 5조2천억원의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추정한다. 최경환 부총리는 그 돈을 금연예산으로 집중지원 하겠다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러나 그 예산은 1천500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이러고도 담배를 피워야 하나? 밝아오는 을미년, 청양띠의 해에 결론은 하나, 누가 뭐래도 ‘금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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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담배](https://www.yeongnam.com/mnt/file/201412/20141231.01023075422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