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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혜영 <대구시립예술단 홍보담당> |
우리 식탁에 즐겨 오르고 또 즐겨 먹는 청양고추. 그런데 이 청양고추를 먹을 때마다 미국 회사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청양고추뿐만이 아니다. 무, 시금치, 대파에서부터 장미, 카네이션 등 늘 곁에 두며 애용하는 것에 대한 대가로 외국에 지불되고 있는 금액이 연간 200억원 정도에 달한다. 그리고 이 비용은 고스란히 생산비 증가, 즉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이제 종자산업에 있어 국산화율을 높이고자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하니 다행한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 공연문화계는 어떨까? 지난 한 해 뮤지컬계는 ‘삼총사’ ‘브로드웨이 42번가’ ‘킹키부츠’ ‘지킬 앤 하이드’ 등 라이선스 작품이 대거 무대에 올랐다. 라이선스 작품 공연은 수익의 10~20%를 로열티로 지급한다. 라이선스 뮤지컬의 수입과 로열티 지불은 제작비 상승, 출연료·티켓값 상승이 불가피하다. 사실 그보다 더 심각한 문화 잠식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외국의 정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에 수정이나 각색을 허락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메이드 인 코리아’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느껴지는 대목이다.
토종 창작 공연물에 대한 투자와 지속적인 브랜드화가 필요한 때다. 우리는 이미 ‘심청전’ ‘춘향전’ ‘홍길동전’ 등 너무나 훌륭한 스토리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가 소리꾼과 악사 등 세계 으뜸인 인적자원도 확보하고 있다. 그러니 라이선스 공연이 주를 이루는 국내 공연계의 풍토를 바꿀 만한 인프라는 이미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본다. 시대성을 반영한 각색과 높아진 관객의 눈높이를 만족시킬 만한 연출로 대응한다면 토종 창작물의 반란도 그리 멀지만은 않은 이야기다.
다른 분야에서보다 특히 문화 분야에서 토종이, 한류가 중요시되어야 하는 이유는 우리의 정신과 정서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지대하기 때문이다. 라이선스 공연에 지급하고 있는 로열티보다 더 큰 무언가를 우리는 계속 빼앗기고 있지는 않은지.
공연문화 콘텐츠에 대한 재정비로 ‘메이드 인 코리아’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한국과 한국인의 정서를 널리 알릴 그 날을 꿈꾼다. 질 높은 토종 창작물에 대한 갈증이 더욱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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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라이선스 뮤지컬 로열티](https://www.yeongnam.com/mnt/file/201501/20150129.01024080624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