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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지영 <알알이푸드 대표> |
5년 전 우리집에 막내가 생겼습니다. 요정처럼 상큼하고 발랄한 여동생입니다. 이 아이를 만난 건 2010년 대구국제육상선수권대회 때였습니다.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준비 여부를 점검하러 온 실사단 통역자원봉사를 통해서입니다. 짧은 영어실력에 실사단 통역을 하려니 이러다가 육상대회 점검도 하기 전에 이 VIP 모두 대구 미아를 만들 수도 있겠다고 걱정이 되었습니다. 이때 자신도 VIP이면서 저 대신 안내도 해주고 통역도 해주었습니다. 감사한 마음에 차를 한 잔 대접해도 되겠느냐고 물었더니 소풍가는 아이처럼 좋아하면서 덥석 제 차에 올랐습니다.
영국에서 왔다는 이 친구와 저는 한참을 깔깔거리며 한국말로 수다를 떨었습니다. 그 친구에게 놀라고 감동받았던 것은 화려한 경력과 학력이 아니라 그녀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었습니다. 본인은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오랜시간 정신대 피해할머니들을 남모르게 돕고 있었습니다. 이 할머니들을 돕기 위해 유럽에서 바자회도 개최해서 성금을 모아 전한 것은 물론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뉴스를 보고 장례식장으로 달려가 문상온 손님들을 대접했다고 합니다.
캄보디아에 거주하면서 우물을 파고, 여자 애를 때리는 남자 애들에게 여자를 존중하는 법을 가르쳐주기 위해 왈츠 수업을 만들고, 아프리카에서 할례를 받는 아이들을 위해 생리대를 사서 보내고…. 어떻게 저렇게 조그만 몸에서 그런 큰 생각이 나오는지 신기했습니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일년에 한두 번 한국에 옵니다. 그러면 우리 어머니는 밑반찬을 준비해서 보냅니다.
“언니 생선들이 다 저를 쳐다봐요” 하면서 놀라서 전화가 왔습니다. 반찬통 안에 와글와글 든 멸치볶음에 깜짝 놀랐나 봅니다. 이제는 젓갈이 많이 든 엄마의 우엉김치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고 자랑하는 내공을 가졌습니다. 작년엔 어머니가 보낸 약식을 혼자 먹을 수 없다고 일일이 포장해서 생강차를 타 새벽 4시에 길거리로 나가 폐지 줍는 할머니께 나눠드리는 참 예쁜 동생입니다.
또 본인이 큰 수술을 하고서도 한국겨울이 춥다는 예보를 듣고 내복을 사서 일일이 포장해 혼자 계시는 할머니와 정신대 피해 할머니들께 보내기도 했습니다.
오는 3월에 그 동생이 한국에 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한테 배운 한국말 때문에 “언니 칼끼없어요”라고 말하는 사랑스러운 우리 막내 SOON! 이번에는 어떤 따뜻한 기획들로 언니를 바쁘게 할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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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우리 막내](https://www.yeongnam.com/mnt/file/201502/20150203.01025081524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