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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지영 <알알이푸드 대표> |
사람은 얼마나 가지면 행복할까요? 물질적 부분보다 정신적 부분이 중요하다고들 하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 물질적인 부분을 등한시할 수는 없겠지요? 그런 고민 끝에 아버지께 “아빠는 부자야?”라고 질문을 했습니다. 그런데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럼 부자지”라고 대답하십니다. “그래? 그럼 이쯤에서 나도 좀 줘” 했더니 가진 재산은 절대 나눠줄 수가 없다고 하십니다.
무슨 이런 약오르는 소리를 해맑게 하는지. 약올라 뾰로통하게 있었더니 웃으면서 설명합니다. 현재 본인이 가진 집, 차, 통장에 있는 잔고가 재산이 아니라 이때까지 쓴 돈이 아버지의 재산이라고 말씀합니다. 소록도 어르신들 맛있는 된장 대접하고, 노숙하는 분을 위해 공간을 마련하고 무료급식소를 통해 배고픈 분에게 식사를 나눠 주고 공부하고 싶어하는 학생들 공부시킨 돈이 아버지 재산이어서 나눠주고 싶어도 나눠줄 수가 없답니다. 그 많은 시간과 노력을 비용으로 환산해 보면 아버진 부자가 틀림 없다고 말씀합니다. 그래서 돈은 진짜 잘 써야 한다고도 합니다.
현재 내가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에만 관심을 가지고 더 가지고 싶어 욕심 내고 남들보다 덜 가진 것 같아 안달냈던 제가 갑자기 부끄러워집니다. 그러면서 겁이 덜컥 납니다. 이제까지 난 잘 쓰고 살았나? 너무 남들과 비교하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쓸 데 없이 써버리진 않았나? 제 방을 둘러보니 제가 너무 많은 물건들을 쌓아놓고 사는 것을 느꼈습니다. 1년에 몇 번 쓰지도 않는, 게다가 심지어 몇 년 동안 꺼내보지도 않은 물건들이 많다는 사실에 부끄러워졌습니다.
혹시 내겐 필요하지 않은 것들이 남들에겐 필요한 물건이지 않을까? 특히 살쪄서 작아져 버린 옷들, 살빠지면 입을 거라고, 난 날씬했으니까 다시 빠지면 입을 거라고 미뤄뒀던 옷들. 몇 년 동안 한 번도 입지 못했다면 제 옷이 아니겠지요? 그래서 작은 바자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친구들을 초대해서 오랜만에 집에서 요리하고 필요한 물건도 나눠 가지고 수익이 생기면 좋은 곳에 쓰기로 했습니다. 짐을 정리하다 보니 집도 단출해지고 추억들도 방울방울 떠오르면서 가슴이 먹먹해지고 스스로 대견하다고 막 칭찬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가지고 싶은 물건을 벼르다가 샀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막상 사고 나면 허무해지고 그동안 조바심 냈던 마음들은 카드를 내미는 순간 없어졌는데…. 며칠 뒤 열릴 바자회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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