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우리음악 속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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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2-26  |  수정 2015-02-26 07:57  |  발행일 2015-02-26 제21면
[문화산책] 우리음악 속의 말

2월도 이제 마지막 주이다. 2월 중에는 밸런타인 데이가 있었다. 그 유래에 대한 말은 많지만, 어쨌건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좋은 날이라고 생각한다. 다들 소중한 사람과, 특히 부부간에 따뜻한 시간을 보냈는지 모르겠다. 우리말에 ‘금슬상화(琴瑟相和)’ ‘금슬지락(琴瑟之樂)’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부부 사이가 화목한 것을 가리키는 말로, 거문고와 비파를 연주할 때 음률이 조화롭고 아름다운 것에서 비롯된 말이다. ‘금’과 ‘슬’은 그 소리가 무척 잘 어울려 문묘제례악에서 항상 같이 편성이 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 실생활에서 쓰이는 용어 중에는 알게 모르게 우리 음악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 그만큼 우리 생활과 음악은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에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어렸을 적에 다들 아버지의 무동을 탄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 ‘무동을 타다’는 말도 알고 보면 우리 음악에서 유래됐다. ‘무동’은 조선시대 궁중 잔치 때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던 아이나 농악대에서 춤추고 재주를 부리던 아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아이들이 상쇠의 목말을 타고 재주를 부리는 것에서 ‘무동을 타다’라는 관용어가 생긴 것이다.

국악은 그 음악을 감상하기 전에 용어만 살짝 살펴보아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많다. 1만 가지의 파도, 즉 걱정을 그치게 하는 피리라는 뜻의 ‘만파식적(萬波息笛)’이 있다. 피리를 불어 파도를 그치게 했다는 만파식적 설화에는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후, 민심을 통합해서 안정을 꾀하려던 호국사상이 담겨 있다. 이 만파식적이 지금의 대금을 일컫는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그런가 하면 또 거문고는 ‘백악지장(百樂之丈)’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옛 선비들이 거문고를 숭상하여 여러 음악 중 거문고 음악이 으뜸이라고 하여 이런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국악이라는 큰 틀로 돌아가 보자. 국악 가운데 넓은 의미의 아악(雅樂)을 일컬어 ‘정악(正樂)’이라고 한다. 고상하며 바르고 큰 음악이라는 뜻이다. 바르고 큰 음악 ‘정악’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 음악은 단순히 유흥을 즐기는데 쓰인 것이 아니라, 마음을 갈고 닦는 음악이다. ‘정악’. 어쩐지 곁에 두고 가까이 사귀면 나를 바른 길로 이끌어 줄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그 아름다운 이름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박혜영 <대구시립예술단 홍보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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