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예술이 가져다 준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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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3-26  |  수정 2015-03-26 08:05  |  발행일 2015-03-26 제21면
김민지 <아양아트센터 홍보마케팅 담당>
김민지 <아양아트센터 홍보마케팅 담당>

20년 남짓 춤을 춘 나에게 예술이 가져다 준 선물 중에 가장 귀한 것을 꼽으라면 그건 바로 함께 공연을 하며 울고 웃던 나의 오래된 벗, 친구들이다.

미술가는 붓과 물감, 캔버스, 점토, 석고 등의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 하나의 작품을 완성시킨다. 그리고 음악가는 악기나 목소리, 연극배우는 몸짓과 대사 등을 통해 예술작품을 완성하듯이 나와 내 친구들이 함께한 무용은 바로 ‘몸’이라는 도구로 완성하는 예술품이다.

이렇게 무용수는 안무자가 표현해 내고자하는 주제를 다양한 고뇌와 시도를 통해 ‘보디랭귀지’로 표현해 내려고 애쓰는 예술가다. 그래서인지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내는 작업에서 다른 예술과는 달리 무용수들은 서로 어울리고 부딪혀가며 더욱 정을 쌓고, 그 어떤 친구들보다도 서로 끈끈하고 돈독한 사이가 된다고 믿고 있다.

그런 친구들 중에서도 이렇게 흐드러지게 꽃이 피는 순간이 오면 더욱 생각나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춤을 너무나도 사랑했다. 춤을 보고 있노라면 그 사람의 성향이 드러나기 마련인데, 그 친구의 춤을 바라보면 공간과 흐름에 따라 어느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최선을 다하며 정성을 다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매일 아침이 다시 밝아올 때까지 수많은 몸의 단어를 늘리기 위해 연습을 했고, 그렇게 익힌 언어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녀의 그런 노력은 우리에게 감동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나는 그런 친구의 모습이 무척 사랑스럽게 느껴졌고 아름답게 보였다.

언젠가는 당연히 떨어질 줄 알았던 오디션에 합격하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던 나에게 ‘지금처럼 그 어떤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기대한 것보다 더 큰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격려의 편지를 쥐여주며 나를 안아주었던 일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렇게 자신의 곁에 있는 한 명의 친구라도 소중하게 생각해 주던 그 친구는 지금 우리 곁에 없다. 그렇지만 우리를 만나게 한 그 매개체가 춤이라 그런지 그녀가 떠난 후 나는 춤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고, 우리가 함께 했던 무대를 평생 나의 가슴에 간직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도 텅 빈 무대를 바라볼 때면 가슴 한 편이 따뜻해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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