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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동 <상주귀농귀촌정보센터 운영위원> |
“취미가 무엇인지?”라고 질문 받은 적이 있다. 이것저것 시도해본 운동, 여행 등 여러 가지를 떠올려 보지만 왠지 자신이 없다. 결국 빙긋이 웃으며 “별다른 취미가 없다”고 얼버무렸다.
‘마니아’ ‘오타쿠’ 등으로 불리며 전문가와 다름없는 내공을 쌓은 아마추어 고수들이 많다. 그들에게 취미의 목적은 자연스러운 즐김과 만족이 아닐까 싶다. 한편 취미는 사회관계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유의미한 스펙의 하나라고 인식하고 가꾸기도 한다. 어찌되었건 취미 하나쯤 제대로 만들어 가면 왠지 삶이 더 튼실하게 될 것 같다.
취미의 중심은 흥미에 기반한 감상(鑑賞)이다. 작품을 이해하며 즐기고 평가하며 나아가 직접 창작활동이나 체험으로 참여하면서 즐기고 몰입하는 것이다. 그래서 훈습(薰習)이라 할까 긴 시간을 통해 자연스럽게 나의 것이 되는 것이 취미인 것 같다. 그런 면에서 가족을 비롯해서 둘러싼 환경이 중요한 것 같다.
인터넷, 스마트폰 같은 매체가 덜 발달되었던 시기에는 책읽기를 많이 했다. 체계적인 독서지도를 받지 못해서인지 닥치는 대로 읽다 보니 생각을 짜임새 있게 하거나 기억과 생활을 또렷하게 연결 지우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그 시절 그렇게 읽었던 스토리가 지금까지 우리사회를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사춘기에 ‘들불’ 속 처참한 백성의 삶, ‘칼’ 하나 가졌을 뿐인데 달리 보이는 세상, 운동장 가운데 누워서 밤하늘에 대고 랭보를 말하는 어설픈 시인이 되기도 했다.
요즘은 짧고 빠르게 이해하고, 실시간으로 반응해야 ‘좋아요’를 얻을 수 있다는 강박감이 커지고 있다. 그렇게 익숙해지는 탓에 우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행간을 읽으며 즐기기보다는 압축해 핵심만 보려 한다. 그리곤 ‘컨트롤+C’, 복사용 단축키를 눌러댄다. 게임, TV 등 동영상에 익숙하다 보니 스크린, 모니터가 활자와 종이를 사라지게 하고 있다. 각자의 장점을 다 살릴 수 있으면 좋으련만 글자와 문장에 취약해지는 것이 아쉽다.
책을 묶은 가죽 끈을 세 번 끊는 위편삼절(韋編三絶)의 가르침은 머리가 아닌 가슴에 새기는 진리, 말하자면 앎을 넘어 체화되고 실천하는 삶을 강조하는 것이 아닐까? 퇴직 후에 실컷 책 읽으며 공부하고 싶다는 어느 교수님의 멋진 아쉬움이 다반사가 되는 그런 세상, 오래된 명품 취미 책읽기로 모두가 마음까지 즐겁고 여유로운 ‘책장 넘기기를 권하는 세상’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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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명품 취미 책읽기](https://www.yeongnam.com/mnt/file/201504/20150427.01023080617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