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文단속’안되나?…신공항 가덕도 노골적 편들어 ‘정쟁화’

  • 김상현 김명은 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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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6-10   |  발행일 2016-06-10 제4면   |  수정 2016-06-10
같은당 김부겸 “열세 자인” 맞불
홍준표 “지도자 자격없다”직격탄
20160610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9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후보지를 찾아 더민주 부산시당 당원들과 ‘시민과 더불어 가덕신공항 유치’란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가덕 신공항”을 외치고 있다(아래). 이보다 앞선 지난 7일 더민주 김부겸 의원이 대구 서문야시장에서 열린 영남권 신공항 캠페인에 참석, ‘남부권 신공항 국가 제2관문공항’이란 손피켓을 들고 “신공항 정치 쟁점화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연합뉴스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을 앞두고 정치권이 여·야와 지역이 뒤엉킨 전면적 갈등구조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유력한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이자 부산 출신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사실상 가덕도 지지를 선언해 대권을 향한 외곽 때리기에 나섰다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문 전 대표는 9일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인 부산 가덕도를 찾았다. 말로는 우회적인 지지 입장 표명으로 보였지만, 행동은 노골적인 가덕도 편들기였다. 이에 더민주 김부겸 의원(대구 수성구갑)과 대구·경북 새누리당 의원이 맞불을 놓았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문 전 대표의 행보를 놓고 ‘지도자답지 않다’고 격하했다.

문 전 대표가 부산과 대구·경북·울산·경남이 첨예하게 맞서는 상황에서 신공항 후보지 중 하나인 가덕도를 전격 방문한 것은 자신의 대권 지지기반을 다지는 한편, 대구와 부산 새누리당의 아킬레스건을 타격해 균열을 일으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가덕도에서 “입지 선정 절차가 공정하지 않다는 의혹에 정부는 명명백백하게 해명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또 “부산시민은 입지 선정 평가 절차가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되는지 크게 걱정하고 분노하고 있다”며 “심지어 친박 핵심으로 알려진 서병수 부산시장까지도 ‘보이지 않는 손’을 언급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평가항목과 가중치 등의 공개 없이 일방적으로 평가가 진행된다면 부산시민이 결과를 수용하기 힘들 것”이라고 못박았다. 전날 부산시와 새누리당 부산시당의 용역 결과 불복 움직임을 의식해 기름을 부은 셈이다.

문 전 대표는 2012년 대선에서 가덕도 신공항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또 총선 기간인 지난 3월 부산에서 더민주 국회의원 5명을 뽑아주면 박근혜정부 임기 내 영남권 신공항 착공을 약속했고, 실제로 더민주는 5석을 얻었다.

문 전 대표의 가덕도 방문에 대해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문재인 전 대표는)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홍 도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전 의원이 가덕도를 방문해 ‘여권 갈라치기’에 나선 것을 보고, 그는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다는 것을 우린 명백히 보았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국가 백년대계인 신공항 국책사업을 국익 차원에서 바라보지 않고 ‘영남 갈라치기’를 통해 차기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얄팍한 술책을 사용하는 것은 대한민국 지도자답지 않다”고도 했다.

이어 “호남에서 외면당하고 영남 갈라치기로 그것을 만회하려는 문 전 의원의 술책에 부화뇌동하는 일부 부산 여권 정치인들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라며 “영호남 갈등도 지겨운데 이제 TK(대구·경북), PK(부산·울산·경남) 갈등까지 일으키려는 일부 정치권의 망동은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전 대표와 같은 당 김부겸 의원도 “신공항을 가덕도로 유치하면 좋고, 안될 경우 입지 선정을 무산시킨 뒤 민자로 가덕도에 공항을 지으려는 것이 서병수 부산시장의 속내”라면서 “영남권 5개 지자체의 합의를 무시하고 정부와 정치권을 압박하는 것은 신공항 입지로 가덕도가 열세라는 점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상현기자 shkim@yeongnam.com
김명은기자 dra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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