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공항, 18년간 12.4m 침하하고 수심 얕아도 확장 어려움”

  • 임성수,최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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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6-10 07:26  |  수정 2016-06-10 07:27  |  발행일 2016-06-10 제3면
대구시의회 신공항 특위, 내륙-해상공항 비교
20160610
<출처=대구시의회 신공항 특위> 그래픽=최은지기자 jji122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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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저우공항을 찾은 대구시의회 남부권(영남권)신공항유치특별위원회 소속 시의원들이 광둥성공항그룹 관계자로부터 공항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대구시의회 제공>

동북아 허브를 목표로 해상을 매립해 건설된 국제공항들이 지반침하와 확장공사에 따른 막대한 비용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시의회 남부권(영남권)신공항유치특별위원회(위원장 장상수·이하 신공항특위)는 “내륙 공항과 해상 매립 공항의 장단점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중국 광저우 바이윈 국제공항과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일본 오사카 간사이 국제공항을 방문한 결과, 해상 매립 공항에서 적지 않은 문제점이 노출됐다”고 밝혔다.

◆내륙 바이윈공항…폭발적 수요에 확장도 순조

신공항특위에 따르면 2004년 개항해 중국 3대 주요 공항으로 자리잡은 광저우 바이윈공항의 경우 내륙에 입지해 인근에 산을 비롯한 지형장애물이 산재해 있음에도 불구, 중국 남부지방의 대표공항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당초 예측을 상회하는 항공수요의 폭발적인 증가에 부응해 신속히 확장계획을 수립하고 활주로와 계류장, 터미널 등의 시설을 무리없이 확충하고 있다.


中내륙 바이윈공항 급성장
산 있어도 남부 대표공항 명성
수요 폭발…확장공사도 ‘척척’
2년후 승객 현재의 두배 예상

해상공항 단점만 수두룩
첵랍콕, 수심 10m에도 ‘막막’
간사이, 수요 예측 실패해 적자
‘1본 가덕도’침하땐 운항 위기


현재 연간 4천500만명의 승객을 감당하고 있는 바이윈공항은 2015년 착공한 확장공사가 마무리되는 2018년에는 연간 8천만명의 승객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를 방증하듯 바이윈공항은 개항 5년 뒤인 2009년부터 필리핀의 수빅베이 공항을 거점으로 하던 ‘페덱스 익스프레스’의 아시아지역 허브 기능을 담당하고 있으며, 중국 최대 항공사인 남방항공의 거점이기도 하다.

◆해상 첵랍콕공항…포화상태에도 확장 어려움

홍콩 첵랍콕공항은 기존 카이탁공항의 도심 항로에 따른 비행 안전성과 소음으로 외곽의 첵랍콕지역 해상을 매립해 건설됐다. 1998년 7월 개항한 첵랍콕공항은 중국 본토에서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의 여러 국가로 가는 항공 관문이자 홍콩을 통하는 여객과 화물의 주요한 환승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해안매립 형태로 건설된 첵랍콕공항은 개항 전 교통 등 공항 주변지역 각종 인프라를 확충하면서 접근성 문제를 해결했다.

하지만 넘쳐나는 항공편 등으로 2010년부터 제3 활주로와 터미널 확장공사에 들어갔지만, 10m의 얕은 수심에도 불구하고 매립을 위한 높은 공사비용으로 홍콩 재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며 공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해상 간사이공항…기존공항 존치로 적자만 눈덩이

일본 관서지방인 오사카, 고베, 교토의 국제 관문 역할을 하고 있는 간사이공항은 기존 오사카 시내의 이타미공항을 존치한 상황에서 건설돼 기존 공항을 폐쇄한 바이윈공항, 첵랍콕공항과는 대조적이다. 24시간 운영 가능한 간사이공항은 건설 전까지 신공항 후보지를 둘러싼 지역갈등이 심했다. 오사카와 고베 등에서 접근이 비교적 양호한 5곳이 후보지로 거론됐지만, 지자체들이 반대했고 특히 고베지역에서 강하게 반발해 결국 현재 위치인 인공섬에 조성됐다.

오사카만을 매립해 건설된 간사이공항은 당시 22조원이 투입됐지만, 이타미공항의 항공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데다, 2006년에는 인근에 고베 신공항마저 개항하면서 승객과 정기 항공편이 분산돼 2010년 말 기준으로 총 부채가 17조원에 달하고 있다.

무엇보다 바다위 연약지반 매립에 따른 지반침하가 치명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매립후 18년 동안 무려 12.4m가 침하했다. 공항 전체가 바다로 그만큼 가라앉고 있다는 의미다. 침하가 거의 끝날 때까지인 50년 동안 총 침하량이 18m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간사이공항은 예상보다 빠른 침하에 따라 건물 기둥 아래에 유압장치를 이용, 건물을 들어 올리는 방법으로 대처하고 있다. 따라서 공항 유지관리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등 큰 어려움에 봉착한 상태다.

◆해상 활주로 1본 가덕도…비상시 전면 중단 우려도

류규하·조성제·이경애·배창규·김혜정 시의원과 함께 동북아 허브공항을 둘러본 장상수 시의회 신공항특위 위원장은 “이번 현장 방문을 통해 해상 매립 공항들의 경우 부지확보를 위한 매립공사와 공항 연계 교통시설 확보 등에 따른 비용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직접 확인했다”며 “여기에 유지관리나 공항시설 확장에도 해상 매립 공항들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장 위원장은 “간사이공항의 수심은 약 20m이고, 가덕도 신공항 후보지는 18m로 수심은 가덕도가 상대적으로 얕지만, 연약지반의 경우 간사이공항은 18~24m인 반면, 가덕도는 20~24m로 매우 깊어 장기적인 침하가 우려된다”면서 “무엇보다 부등(不等)침하 발생시 구조안전의 문제 및 복구를 위한 공항 운영 중단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활주로 1본으로 계획하는 가덕도의 경우 침하에 따른 보강공사를 위해 공항운영이 전면 중단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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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경북본사 1부장 임성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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