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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후 서울의 한 레코드음반 판매점에서 외국인이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밥 딜런의 음반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오전 밥 딜런의 히트곡 ‘노킹 온 헤븐스 도어’는 네이버뮤직 ‘해외 톱 100’ 차트 3위를 기록하는 등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과 함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
밥 딜런의 노벨 문학상 수상으로 전 세계 여론이 갑론을박하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가수가 노벨상을 수상한 것을 두고 문학과 음악의 경계를 허문 기념비적인 사건이라는 반응이 우세한 가운데, 스웨덴 한림원이 대중성에 기울어 잘못된 판단을 내렸다는 냉소적인 의견도 있다. 문학계에서는 이번 상이 문학의 범주를 고민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이동순 계명문화대 특임교수는 “노벨문학상 115년 역사상 가장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올해 노벨상은 문학과 음악의 범주에 대해 다시 질문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노벨문학상 역사상 ‘최대 파격’
문학의 범주 고민하는 계기 돼
정호승 “노랫말은 詩가 아니다”
어빈 웰시 “히피 썩은 내” 혹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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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온라인 반응
한국 록의 거목 한대수는 밥 딜런의 수상을 ‘패러다임을 바꾼 혁명’으로 규정했다. 그는 “노벨문학상은 작가 중에서 거장이 되어야 받을 수 있는 상으로 대중음악가가 노벨상을 받은 것은 패러다임을 바꾼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아침이슬’을 부른 포크가수 양희은은 “스웨덴 한림원의 열린 생각이 부럽다”며 환영했다. 양희은은 “밥 딜런의 노래는 어떠한 문학작품보다 더 많은 이들이 함께 읽었다. 모두 함께 들으며, 마음 모아 따라 부르며, 수억 명의 젊은이가 같이 낭송했다”며 “귀로 듣는 시를 전세계 젊은이들에게 선물한 그에게 노벨문학상이 주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밥 딜런이 한 시대를 위무한 훌륭한 가수임은 분명하지만, 노벨상 수상은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정호승 시인은 “시와 노래가 원래 한 몸이긴 하지만 (밥 딜런처럼) 멜로디를 위해 쓴 글을 시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밥 딜런을 잘 몰라 뭐라고 정확히 얘기하기 어렵지만) 가수가 노래를 위해 시적인 가사를 썼다고 해도 그것을 시라고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에서도 뜨거운 화제가 됐다. 영화 ‘트레인스포팅’의 원작자인 어빈 웰시는 트위터에 “이번 수상은 노망나 횡설수설하는 히피의 썩은 전립선에서 튀어나온 노스탤지어”라고 신랄하게 비꼬았으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인 중 한 명인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한다. 그는 충분히 받을 자격이 있다"고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
◆지역 인사 반응
지역 문화계에서는 밥 딜런의 수상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시인인 이동순 계명문화대 특임교수는 “우리의 문학에 대한 인식이 과거와 문학 내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그리스 시대에는 시와 음악을 분리하지 않고 즐겨왔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음악과 문학이 분리된 것”이라며 “밥 딜런이 그동안 해온 것이 문학·음악적 작업이다. 그 둘을 합친 데서 밥 딜런의 가치가 부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필가 구활은 “문학의 장르가 그만큼 넓어졌다는 의미다. 어떤 사람은 ‘귀로 듣는 시’라고 표현도 하던데 이런 사람이 노벨 문학상을 받는 것은 세계적인 경이”라며 “이런 일이 자주 있어야 이 세상이 훨씬 아름답고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해나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창원 인디053 대표는 “밥 딜런의 수상이 논란이 되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는 수상할 자격이 충분히 있다”라며 “이런 논란은 문학을 성역화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왜 그가 받았는지에 대해 문학인들이 오히려 반성을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밥 딜런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것에 대한 다소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김사람 시인은 “외연적으로 보면 문학의 확장이긴 하나 요즘처럼 문학이 죽어가는 시대에 대중적인 인지도가 있는 사람이 노벨상을 받으니 아쉬운 마음이 있다. 내년에는 영화감독이 문학상을 받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라며 “문학은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나가면서 사회에 영향력을 주는 것이다. 돈을 포기해가면서 자신만의 문학세계를 만들어가는 사람에게 무력감을 심어주는 것 같다”고 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김은경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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