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 함께 !] 공장서 대형 폭발음…신고 안했다

  •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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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16 07:28  |  수정 2021-07-24 07:01  |  발행일 2017-01-16 제8면
사고 추정에도 업체측 쉬쉬
근로자들은 불안감에 떨어

[포항] 최근 포항철강관리공단 내에서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업체 측이 쉬쉬해 근로자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공단 근로자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4시쯤 공단 내 한 업체에서 ‘쾅’하는 굉음이 났고, 몇 분 뒤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굉음 직후 인근 업체 근로자들은 지진이 난 줄 알고 밖으로 뛰쳐나오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근로자는 “‘쾅’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내 건물 창문이 크게 흔들렸다. 지진이 발생한 줄 았았다. 얼마 후 산 너머의 업체쪽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인근 공단에서도 폭발음이 들릴 정도로 큰 사고로 추정됐지만 당국은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15일 현재까지도 사고 장소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사고 발생 다음날 영남일보가 제보를 받고 확인한 결과, 포항남부경찰서·포항남부소방서·포항철강관리공단에는 이번 폭발음과 관련해 어떠한 신고도 접수되지 않았다.

포항남부소방서 관계자는 “대부분 업체가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화재 또는 사고의 경우에만 관계 당국에 신고하고 있다”며 “업체 측이 안전점검 등 까다로운 후속 행정 절차와 처분을 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사고 발생 신고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안에 떨고 있는 공단 근로자들은 재발 방지 차원에서 관계 당국의 행정 지도가 뒤따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근로자는 “굉장히 큰 폭발음이었다. 언제 또 폭발이 일어날지 모른다”면서 “관계당국도 행정 처분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다. 공단 입주기업들이 사고 신고를 통해 행정 당국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시설 개선에 나설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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