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리포트] 트럼프 대통령과 사법방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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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23   |  발행일 2017-06-23 제8면   |  수정 2017-06-23
[변호인 리포트] 트럼프 대통령과 사법방해죄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탄핵 위기로 몰고간 것은 사법방해 혐의다. 앞서 클린턴 대통령도 위증과 사법방해로 탄핵절차를 밟았고, 닉슨 대통령은 도청 수사를 방해하고 특별검사를 해임해 탄핵 의결 직전 사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해임된 제임스 코미 FBI 전 국장의 언론 발표 및 상원 청문회에서의 진술로 미국 의회와 국민은 충격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얼마 전 물러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 측과 내통했고, 러시아의 개입으로 트럼프가 힐러리 후보를 꺾고 당선된 의혹이 있다는 점 때문이다.

코미 전 국장에 따르면 수사 중단 요구를 직간접으로 받았으며,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에서도 충성 요구와 함께 수사 중단을 지시받았다고 한다.

만약 코미의 진술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법 제18장 제1503조의 사법방해 혐의로 처벌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장래 대배심에서 위증을 할 경우 연방법 제18장 제1621조에 따라 처벌 받는다. 상원의 탄핵의결로 이어질 수 있음은 물론이다.

우리나라도 사법 절차를 방해하는 일체의 행위에 대한 사법방해죄를 명문으로 두고 있을까.

우리는 부패방지국제협약과 조직범죄방지UN협약,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 규정에서 권고하는 사법방해 행위 처벌권고를 수용하고 있지 않고 독일과 같이 개별 규정, 즉 무고, 범인도피·은닉, 위계공무방해 등의 세부 규정을 두어 처벌하고 있다. 다만 중대범죄에 대한 불고지죄와 넓은 의미의 사법방해로 판·검사에게 적용하는 법왜곡죄 규정이 없는 것은 독일과 다르다. 우리는 형법에 불고지죄를 두지 않고, 국가보안법과 부정청탁금지법에서 예외적인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트럼프가 우리나라 대통령이라면 무슨 죄로 처벌될까. 코미 국장에게 충성을 강요하면서 FBI 국장을 계속하고 싶으면 수사를 중단하길 바란다고 한 것이 사실이고 협박 당시 코미가 수사 중이었다면 공무집행방해죄(제136조 제1항), 플린의 장래 수사업무를 강요·저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미리 협박한 것이 되면 직무강요죄(제136조 제2항)에 해당할 수 있다. 만약 코미에게 수사를 중단케 함과 동시에 플린을 도피·은닉시켰고 러시아와의 내통행위에 트럼프도 공범이었다면 범인도피·은닉죄가 성립하나, 트럼프 자신의 처벌이 두려워 증거를 몰래 소각했더라도 증거인멸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예외적으로 타인을 교사해 증거를 인멸한 경우에만 방어권 남용으로 처벌한다.

천주현 형사전문 변호사(법학박사) www.brother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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