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竹弓체험에 외국인 학생들 ‘엄지 척’

  • 조경희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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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06   |  발행일 2017-09-06 제14면   |  수정 2017-09-06
대구보건대 글로벌인재캠프팀
칠곡향교 찾아 ‘향사례’ 체험
자매결연 9개국 대학 27명 참가
전통 竹弓체험에 외국인 학생들 ‘엄지 척’
칠곡향교에서 대구보건대 글로벌인재양성캠프 학생들이 김병연 달구벌 죽궁장의 지도를 받으며 죽궁 체험을 하고 있다.

“활은 힘으로 멀리 쏘는 게 아니라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그 마음으로 궁을 쏘고 이어가는 것입니다. 힘 있는 사람이 활을 잘 쏘는 게 아니라 대금 연주에 마음을 가다듬고 활시위에 한을 담아서 힘껏 날리는 것입니다.”

대구보건대 글로벌인재양성캠프팀이 최근 칠곡향교(전교 배종찬)를 찾아 향사례(鄕射禮·삼짇날과 단오절에 시골 한량들이 편을 갈라 활쏘기를 겨루던 일) 체험을 했다. 외국인 학생을 포함한 40여명의 팀원들은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김병연 달구벌 죽궁장의 지도 아래 활시위를 당기면서 오직 과녁에만 집중했다.

실습에 나선 학생들은 뜻대로 되지 않는 활쏘기에 적잖이 당황했다. 화살은 과녁 가까이 가지도 못한 채 중간에 떨어지기 일쑤였다. 하지만 반복된 연습 끝에 김 죽궁장의 도움을 받아 활시위를 제대로 당기는 학생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1차 향사례에서 방글라데시 남학생이, 2차 향사례에서는 필리핀 여학생이 장원을 차지해 전통 머리띠를 선물로 받았다.

캠프 대표 김태현씨는 즉석에서 통역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그는 “평소에 쓰는 단어가 아니라 ‘기’ ‘도’ ‘한’과 같은 단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했다”며 “나라 간 문화 차이를 이해하지 못해서 오해했던 부분도 적지 않았는데 함께 생활하며 지내다 보니 편견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 죽궁장은 1655년 조선실록에 기록된 대구부사 이정이 임금에게 진상했던 죽궁을 만드는 활쟁이로, 5천년 활 정신을 향사례 사법으로 지구촌에 알리고 있다. 미래여성아카데미, 주민단체, 우리마을 교육나눔, 동평중, 대중금속고 등에서 국궁 동아리를 만들 정도로 열심이다.

한편 이번 글로벌인재양성캠프에는 대구보건대와 자매결연을 한 방글라데시·캐나다·중국·일본·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9개국 대학에서 27명, 보건대 학생 13명이 참가했다. 10일 동안 합숙하며 글로벌 리더십을 기르는 프로그램으로 올해로 8회째를 맞았다. 매년 10개국에서 40여명이 리더십 특강에 이은 토론과 발표, 한국 전통 음식 만들기, K-pop 댄스 배우기, 장애인 자원봉사 등 다양한 문화체험을 한다. 특히 향사례 체험은 한 번도 활을 쏴 본 적이 없는 외국인 친구들이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김경용 교수(사회복지과)는 “학생들의 경험과 돈독한 우정은 SNS를 통해 지속되고 있다. 종교와 문화를 떠나 서로를 이해하고 교류하는 의미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글·사진=조경희 시민기자 ilikelak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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