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리포트] 야당 거물 정치인의 귀환과 증거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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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1-05   |  발행일 2018-01-05 제10면   |  수정 2018-01-05
[변호인 리포트] 야당 거물 정치인의 귀환과 증거법칙
천주현 형사전문 변호사(법학박사)

지난달 22일 대법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무죄를 확정했다. 뇌물을 전달했다는 윤모씨의 진술이 추상적인데다 일관되지 않고, 다른 진술인과 모순되며 스스로 허점이 있어 믿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같은 날 국무총리직을 사퇴하고 재판을 받던 이완구 전 총리 역시 무죄가 확정됐다. 이 사건은 이완구 전 총리가 부패와의 전쟁을 추진하면서 도리어 자신이 돈 받은 혐의로 피의자가 된 기구한 사건이었다. 이 전 총리 취임 직후 자원외교와 관련한 검찰수사가 시작됐고, 수사 대상이 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특정 언론사와의 전화 인터뷰 후 자필메모를 남기고 자살했는데, 하필 그 메모에 홍준표 대표와 이완구 전 총리의 이름이 있었던 것이다. 폭로인이 자살하고, 그의 수하가 망인의 취지대로 금품교부사실을 수사와 재판에서 충분히 진술했는데도 두 사건은 왜 무죄가 선고됐을까. 이는 증거법칙을 알아야 이해할 수 있다.

첫째, 피고인이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조서와 진술간 일치성이 원진술자의 법정진술 등으로 증명되고 피고인에게 반대신문권이 보장될 때 증거능력이 있지만, 그 진술은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돼야만 한다.(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

둘째, 피고인 아닌 자가 수사과정에서 스스로 작성한 진술서도 역시 법정에서 진정성립이 인정되고 피고인에게 반대신문권이 보장되면 증거능력이 인정되지만, 이 역시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작성됐어야만 한다.(동법 제312조 제5항)

셋째, 위 서류 외의 피고인이 아닌 자가 작성한 진술서는 작성자의 자필 또는 서명·날인이 있어야 하고, 작성자가 법정에서 진정성립을 인정했으며 피고인이 반대신문권을 행사했다면 증거능력이 있다. 녹음, 영상이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돼 증거로 제출된 경우도 진정성립을 인정하고 피고인이 반대신문을 행사하면 된다(동법 제313조). 그리고 위 세 가지의 증거방법은 작성자 또는 진술자가 재판 전에 이미 사망 등으로 법정에 나올 수 없다면 진술내용을 증거로 삼을 수 있다. 단 중요조건이 있다. 그 진술 또는 작성이 특신상태 하에서 행해졌음이 증명돼야만 한다.(동법 제314조)

결국 성완종 전 회장의 진술은 망자의 진술로, 특신상태에서 한 것이어야 한다.

윤씨는 돈심부름을 했다는 진술로 그의 진술이 조서에 담겼다면 법정에서 진정성립을 인정하고 피고인이 반대신문을 행사하면 증거능력이 생길 수 있으나, 조서진술이 특신상태에서 행해졌어야 한다.

설사 윤씨의 진술이 조서작성 당시에는 특신상태에 있었으나, 실제로는 믿기 어려운 허구를 담고 있는 경우, 증명력 말살과 감쇄로써 파괴당할 수 있다. 증거능력과 증명력은 별도의 문제이기 때문이고, 증명력의 세계에서는 법관의 자유심증주의가 작동한다.

대법원은 고 성완종씨는 이 전 총리에 대한 분노감으로 허위진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고, 윤씨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고 배척했다. 결국 망자의 진술이든 윤씨의 진술이든 모두 신뢰할 수 없다는 것으로 그들의 진술은 증거능력을 부정당했거나 적어도 증명력을 부정당했다. 정치자금법은 뇌물죄와 같이 판단이 어렵다. 진술인의 수는 적더라도 증거판단이 매우 어렵다.
천주현 형사전문 변호사(법학박사) www.brother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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