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일까 낙서일까…“한국 팝아트 흐름을 조망한다”

  • 조진범
  • |
  • 입력 2019-06-25   |  발행일 2019-06-25 제24면   |  수정 2019-06-25
대구미술관 9월말까지 팝아트展
동시대 사회·문화·정치 등 반영
팝아티스트 14명 600여점 소개
예술일까 낙서일까…“한국 팝아트 흐름을 조망한다”
김기라 작
예술일까 낙서일까…“한국 팝아트 흐름을 조망한다”
찰스장 작
예술일까 낙서일까…“한국 팝아트 흐름을 조망한다”
김승현 작
예술일까 낙서일까…“한국 팝아트 흐름을 조망한다”
임지빈 작

밝고 경쾌한 분위기가 전시장에 감돈다. 어미홀부터 그렇다. 장난감이나 인형이 눈에 띈다. 미술관이 맞나 싶을 정도로 가볍다. 장난스럽기까지 하다. ‘이런 것도 미술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팝아트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의 이분법적 구조를 무너뜨린 예술이 팝아트다. 텔레비전이나 매스미디어, 상품광고 등의 일상적인 소재는 물론 만화 주인공도 등장한다.

대구미술관에서 한국 팝아트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국내 팝아티스트 14명이 참여했다. 작품은 600점에 이른다. 대구미술관 측은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고유한 미학적 태도와 동시대의 사회, 문화, 정치적인 현상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전시라는 점도 강조했다. 미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 전시인 셈이다. 여름방학이 되면 많은 학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기라, 김승현, 김영진, 김채연, 남진우, 노상호, 아트놈, 옥승철, 유의정, 이동기, 임지빈, 찰스장, 한상윤, 275c 작가의 톡톡 튀는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 흥미로운 작품들이 즐비하다.

어미홀에는 찰스장 작가의 ‘로보트 태권브이’ 시리즈가 눈에 띈다. 작가가 수집한 1970~80년대 빈티지 피규어, 딱지, 문구류도 볼 수 있다. 대형 곰인형(베어벌룬)도 설치돼 있다. 임지빈 작가가 어미홀 기둥을 이용해 4·6m 높이의 곰인형을 세워놓았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한 작품들이 많다. 아트놈 작가는 ‘비너스의 탄생’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했고, 한상윤 작가는 한국적 팝아트를 선보이고 있다. 돼지 캐릭터가 인상적이다. 유의정 작가는 전통적인 도자기법에 현대 문화의 상징적 요소를 콜라주한 작품을 출품했다. 김기라의 ‘현대정물회화’에는 패스트푸드와 담배, 술병 등이 담겨 있다. 김영진 작가는 서양화의 인물, 만화, 광고, 낙서 등을 결합시켜 한 화면에서 나타냈다. 노상호 작가는 350여장의 수채 드로잉을 옷걸이와 행거에 진열했다.

김승현 작가의 부스에선 엄청 ‘비싼’ 작품을 볼 수 있다. 개념미술가인 작가는 록밴드 퀸의 ‘I WAS BORN TO LOVE YOU’를 차용한 ‘본(Born)’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가사의 일부를 교체해 ‘누군가의 공간을 장식하기 위해 태어난 미술’이라는 문장을 만들었다. 미술작품의 본질에 대한 고민이 들어 있다. 이우환, 백남준, 앤디 워홀,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이 작가의 개념미술 속에 전시돼 있다. 9월29일까지. (053)803-7900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