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구를 'AI 로봇 글로벌 혁신특구'로 지정함에 따라 관련 인프라가 구축되는 대구 수성구 수성알파시티 전경. <영남일보DB>
역대급 불황도 대구 로봇산업의 상승세를 꺾지 못했다. 장기 불황과 미국 관세폭탄 등 내외부 악재에 대구 주요 기반 산업들이 흔들린 올해 대구시는 로봇 관련 핵심 인프라 조성사업들을 대거 따내며 'AI(인공지능)로봇 수도'의 꿈에 한발 더 다가섰다는 평가다.
먼저 대구시는 지난 6월 지역 로봇업계의 염원이던 'AI로봇 글로벌 혁신특구' 에 선정됐다. 글로벌 혁신특구는 기존 규제자유특구를 고도화한 모델로, AI로봇 분야 특구 지정은 대구가 처음이다.
시는 2028년 12월까지 248억원을 들여 서·북·수성·달서구 및 달성군 일원 32.16㎢에 '첨단제조존' 및 'AI혁신존' 등을 운영하게 된다. 특구 내 규제특례 적용과 관련 기업의 기술개발 및 해외진출 지원 등을 통해 글로벌 로봇시장 판로개척 및 국제표준 선도 등 다양한 파생효과가 기대된다. 빅테크들의 격전장이 된 AI로봇 시장에서 대구가 글로벌 핵심 거점으로 거듭날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동차부품 등 지역 주력 제조업의 체질개선을 돕는 '지역특화 제조데이터 활성화 사업' 선정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시는 지난 5월 전국 11개 지자체 경쟁을 뚫고 최종 선정됐다. 시는 총 120억원을 들여 제조데이터 활성화 플랫폼 구축 및 제조기업 AI 기술 지원에 나선다. 스마트공장 보급을 통해 쌓인 기업별 제조데이터 활용으로 스마트공장 고도화 및 로봇을 통한 제조혁신 가속화가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AI로봇 생태계 조성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국가로봇테스트필드 건설사업도 본궤도에 올랐다. 2023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이 사업은 내년 국비 576억원 전액 반영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028년 본격 가동이 목표다.
여기에 비수도권 최대인 250여개 로봇기업과 240여개 소프트웨어 업체가 집적해 AI로봇 생산기반도 튼튼하다. 새정부의 지원사격도 강력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당시 지역 1호 공약으로 'AI 로봇 수도 대구'를 제시했다. 이 공약은 지난 10월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통령 타운홀미팅에서 더 구체화됐다. 이 대통령이 지역 로봇산업 육성에 힘을 실으면서 관련 정부 공모 등에서 날개를 달았다는 분석이다.
시는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시대를 앞두고 주도권 확보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화단지 지정을 준비하고, 인증센터 구축과 연구개발 강화를 통해 지역 로봇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한다는 복안이다.
이윤정 대구시 기계로봇과장은 "AI로봇 글로벌혁신특구와 지역특화 제조데이터 활성화사업 선정은 국내 유일의 로봇 핵심거점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휴머노이드 관련 정부 공모 등에 도전장을 낼 것"이라고 했다.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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