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년 500人이상 대구 안경업체 두 곳 호황…세계 바이어 몰리는‘디옵스’ 성황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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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26   |  발행일 2019-07-26 제34면   |  수정 2019-07-26
■ 대구 안경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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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의 용도도 세분화되면서 안경 제품도 다양화되고 있다. 아이젠트리 대구 침산점 매장 내부.


임진왜란 때 처음 등장
임란전 들여온것도 안동서 가보 보존
日서 안경제조 기술 배운 김재수 회장
1946년 국내 첫 대구 안경테 공장 설립


우리나라에서 안경이 처음 등장한 것은 임진왜란 때로 알려진다. 광해군 6년(1614)에 이수광이 편찬한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사전인 ‘지봉유설(芝峰類說)’에는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고관 심유경과 일본 승려 현소가 모두 많은 나이임에도 안경을 쓴 덕에 잔글씨까지 거뜬히 보아 넘기니 좌중이 놀란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는 일찍이 보지 못하던 일이다’라고 기록돼 있다.

또 임진왜란 직전인 1590년 일본을 다녀온 김성일 통신부사가 사용한 것으로 전해지는 안경이 그의 14세손인 김시습의 안동 서후면 금계리 자택에서 발견돼 지금까지 가보로 보존되고 있다.

이후 200여년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안경에 대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다가 일제 강점기에 일본에 의해 안경이 소규모 가내수공업 형태로 제작되기 시작했다. 특히 일본이 문화정책을 펴기 시작한 1920년부터 1930년 중반까지 전국에 걸쳐 활성화됐다.

이 과정에서 우리의 실력도 일본 내에서 커지고 있었다. 대표적인 예로 1930년대 후반 일본 오사카에 ‘금곡셀룰로이드공업사’가 한국인 김재수 회장에 의해 설립된다. 김 회장은 오사카에서 공업학교를 졸업한 뒤 후쿠이현 안경공장에 입사해 안경제조 기술을 배웠다. 일본 패망을 직감한 김 회장은 광복 5개월 전인 1945년 3월 원자재를 포함한 공장의 주요 기계와 기구들을 고향인 선산으로 모두 옮긴다. 공장 설비의 한국 이전이 쉽지 않았지만, 전쟁에 필요한 군수품을 만들겠다며 일본으로부터 허가를 받아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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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젠트리 대구 침산점 매장 내부.

김 회장은 귀국 후 수작업으로 안경을 제조했고, 생산하는 대로 팔려 나갔지만 전기시설 미비와 원자재 고갈로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안경생산에 필수 재료인 셀룰로이드 대신 인조피혁을 대체 재료로 사용해 난국을 타개하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인조피혁에 불이 나는 바람에 어려움은 계속됐다. 결국 김 회장은 대구로 향했고, 대한민국 안경제조 70년 역사의 서막이 시작된다.

김 회장은 광복 후 어수선한 시국이던 1946년 3월 대구 침산동(원대동과 혼용돼 전해짐)에 우리나라 최초의 안경테 제조공장인 ‘국제셀룰로이드공업사’를 설립한다. 이때부터 대구는 국내 안경 생산지로 자리매김했다. 안경공장 설립이 잇따르면서 한때 직원 수가 1천명이 넘는 안경업체가 대구에 있을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1977년의 경우 종업원 100인 이상 안경업체가 10개에 달했다. 78년에는 500명이상 사업장도 두 곳이나 됐다. 대구가 안경의 메카가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01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는 ‘대구국제안경전(DIOPS)’에 전세계에서 1천여명의 바이어와 참관인들이 참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세계의 안경
日-소재·컬러 등 동양인 얼굴 최적화
獨-기술력 기반한 가볍고 심플한 안경
伊-디자인·명품브랜드 국내서도 인기



잘 사는 국가일수록 개인이 가지고 있는 안경이 많다고 한다. 안경은 이제 기능적인 역할을 넘어 여러 방면에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경 산업이 우리나라보다 앞선 선진국들의 안경은 어떨까. 국가별로 큰 차이는 없지만 나름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퀄리티의 일본= 장인정신을 중시하는 문화로 공방단위의 가내 수공업 형식으로 발전돼 생산자의 선호방식에 따라 소재 선택, 질과 마감 정도, 스타일이 달라진다. 소재, 사이즈, 컬러 등 안경을 이루는 요소들이 동양인의 얼굴에 최적화돼 있으며 컬러는 주로 블랙과 브라운의 사용에 능숙하다.

△소재와 기술의 독일= 독일인들의 진지함과 기계적 기술력을 기반으로 완성도와 퀄리티가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거기에 티타늄, 나무 등 다양하고 뛰어난 소재의 효율적 사용은 더욱 제품의 질을 높여 신뢰할 수 있다. 가는 직선을 아름답게 사용해 가볍고 심플한 안경이 많으며, 기술적 포인트를 주는 경우도 있다. 동양인들의 얼굴에는 다소 맞지 않으나 우리나라에서도 선호하는 층이 형성돼 있을 정도다.

△빈티지의 시작 영국= 최근 전세계적인 ‘빈티지’ 열풍으로 영국 아이웨어가 주목을 받으면서, 국내에서도 스타일을 중시하는 층으로부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뿔테를 중심으로 묵직하고 투박한 디자인과 컬러의 조화는 많은 마니아층을 만들고 있다.

△패션의 이탈리아= 패션과 디자인의 나라답게 디자인과 제조면에서 특색있는 안경이 많고, 국가 자체가 패션 브랜드화돼 있다 보니 고가에 거래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선호되는 제품이 많다. 하지만 생산은 OEM이나 ODM이 많고 단가면에서 제품 자체가 아닌 브랜드 비용이 많이 반영된다.

△스타들이 사랑하는 프랑스= 유럽에서 안경이 가장 비싼 나라인 프랑스지만 최근에 많은 스타들이 프랑스 안경을 즐겨 착용하면서 다시 한 번 그 인기를 실감케 한다. 프랑스 안경은 독특한 디자인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패션의 본고장 프랑스의 독특한 아름다움과 멋이 안경에도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최병무 아이셀렉안경 대표의 ‘Q&A’
단순 도수 처방, 안과 검안 안해도 돼
선글라스 잘못 착용땐 눈에 오히려 해
3초간 눈감고 5초간 크게 뜨며 눈 운동



Q. 안과에 갈까, 안경원에 갈까.

A. 단지 안경 도수를 처방받기 위해서라면 굳이 안과에 가서 검안을 받을 필요는 없다.

Q. 잘못 맞춘 안경은 눈을 망치나.

A. 안경은 단지 시야를 선명하게 보게 하는 수단만은 아니다. 잘 맞춰진 안경은 잘 보이게 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눈을 편안하게 해 준다. 잘 보여서 편한 것과는 다른 의미다. 잘못 맞춰진 안경은 물체를 선명하게 보이게 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눈에 해가 될 수 있다. 안경을 잘못 맞추면 사시까지 유발할 수 있다.

Q. 싸구려 선글라스는 눈에 치명상을 입힐까.

A. 무조건 선글라스를 쓴다고 자외선으로부터 눈이 보호되는 것은 아니다. 잘못 쓰면 오히려 눈에 해가 되는 것이 선글라스다.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목적은 눈부심을 완화하고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것임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Q. LED에서 방출되는 블루라이트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방법은 있나.

A. 잠들기 3시간 전부터는 컴퓨터·스마트폰을 멀리하고, 어두운 환경에서 스마트폰을 보는 것은 절대 금물. 블루라이트 차단 앱을 사용해야 한다.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 렌즈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Q. 안경 1년을 써도 새것처럼 쓰는 관리 노하우가 있는가.

A. 안경을 쓰고 벗을 때는 양손을 사용하고, 고온에 노출시키지 않아야 한다. 소파나 침대 위에 두지 말고, 안경을 자주 세척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많이 더러워진 안경은 중성세제로 세척하고, 직접 안경테를 피팅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Q. 눈 건강을 지켜주는 눈 운동법은 있나.

A. 눈을 3초간 꾹 감고, 이후 5초간 크게 눈을 뜬다. 두 과정을 한 번에 10회 반복하고 아침저녁으로 하루에 두 번씩 해준다.

글·사진=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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